[與「내부 폭로전」가열]親李-反李 『갈데까지 가보자』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신한국당내 주류와 비주류간 폭로 비방전이 갈 데까지 가고 있다. 반대편을 완전히 끝장내겠다는 식이다. 상대의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지는 이번 폭로전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당적이탈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총재 비자금의 수사를 촉구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10.22 회견」이 도화선이 됐다. 이 회견 이후부터 당내 민주계는 이총재 진영이 여차하면 DJ 비자금수수 의혹에 이어 김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 문제까지 까발리며 3김청산의 기치를 들고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강삼재(姜三載)전사무총장이 바로 다음날인 23일 DJ비자금의혹 제기는 전적으로 이총재가 주도했다고 밝힌 것은 이총재 진영의 의도가 분명해지자 제동을 걸기 위한 맞불놓기의 측면이 강하다. 25일 이총재 아들의 신상기록카드 유출방지 압력과 「DJ약점조사 특수팀」구성을 폭로한 박범진(朴範珍)의원의 기자회견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이총재 흔들기」의 성격을 확연히 띠고 있다. 박의원이 이총재가 주도한 DJ비자금의혹 제기를 미국의 워터게이트사건에 비유한 것은 이총재를 더이상 총재 대통령후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에 이총재측은 즉각 「조직적 음모론」을 제기했다. 박의원이 김대통령이 총재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총재비서실장을 지낸 점을 근거로 들어 의도적 음해의 의심이 짙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이총재측은 비주류측의 폭로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고 의심한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청와대에 당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총재측은 비주류측의 궁극적 목적은 이총재의 지지율을 최대한 떨어뜨려 스스로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가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측도 마냥 당하고 있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뭔가 폭로를 준비하고 있으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런 상황이 오면 사생결단식 폭로전이 분당(分黨)의 촉매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임채청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