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쇼크]짙어진 大選안개…대혼전 예고

  • 입력 1997년 9월 13일 18시 22분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의 독자출마 결행에 따라 연말 대선구도는 「시계(視界)제로」의 혼전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이지사의 출마는 대선구도를 「5자대결구도」로 만들었다는 단순한 「+1」의 변화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인 함수관계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대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대선구도의 유동성이 한층 증폭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지사가 5자구도를 가상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유력후보로 나타난 사실은 정국의 가변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이지사의 출마는 현재로서는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에게 「여권표분산」이라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향이 유사한 민주당 조순(趙淳)후보에게도 마찬가지다. 반면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에게는 더욱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이지사출마의 파장은 이런 산술적인 표계산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후보간 합종연횡의 향배에 의해 대선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데에 별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시점에서 확실하게 밑그림이 드러난 이합집산의 토대는 일단 「DJP단일화」다. 여기에 희미하게나마 윤곽이 드러난 흐름으로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대통합정치론」과 김윤환(金潤煥) 이한동(李漢東)고문이 중심이 된 「보수대연합론」등이 있다. 이들 구상들은 모두 내각제를 매개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그림은 모두 대선구도를 「이회창―김대중」의 양자대결로 압축시키고 나머지 후보들을 종속변수로 삼아 나간다는 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러나 이지사의 출마로 이러한 지금까지의 인식은 근본적인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 대선구도가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예상대로 「이회창―김대중」의 양자대결이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지사가 경선불복에 따른 비난여론의 점증으로 지지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는 하나 아직 속단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벌써부터 「조순―이인제연합」의 가능성이 설득력있게 대두되는가 하면 「김대중―이인제」의 양자대결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 「3김청산」이라는 공통분모에 의해 「이회창―조순―이인제연합전선」이 구축돼 「DJP연합」과 일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등장하는 등 당분간 정국은 혼돈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회창후보가 조속한 시일 내에 지지도를 회복하지 못하고 여권분열이 가속화될 경우 여권이 후보교체는 물론 권력구조개편을 통한 일대 정계개편을 시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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