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李진영 강경-온건론]『상황관망』『사퇴시기 밝혀라』

  • 입력 1997년 6월 1일 20시 25분


지난달 31일 열린 신한국당 대선예비주자 회동에서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반(反)이대표 경선주자들의 입장은 크게 「강경론」과 「온건론」으로 갈려 관심을 끌었다. 이날 회동에서 강경론을 펼친 사람은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 崔秉烈(최병렬)의원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 등 4명, 상대적으로 온건한 편에 섰던 주자는 李洪九(이홍구) 李漢東(이한동)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등 3명이었다. 먼저 이수성고문이 이날 반이대표 진영의 「선봉장」으로 나선 것은 「의외」였다. 그동안 말을 아껴온 이고문이 이날 이대표를 강경하게 몰아붙인 것은 최근 부쩍 활발해진 그의 정치적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崔炯佑(최형우)고문계 인사들과 TK(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불붙기 시작한 대세를 몰아가겠다는 포석이라는 것. 이대표나 박고문에 비해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이고문으로서는 이번 회동을 「반이대표측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박고문은 「예상대로」 최의원 이지사와 함께 대표직 사퇴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하며 이대표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이대표가 『나의 양식에 맡겨달라』고 계속 비켜가자 박고문은 얼굴을 붉히면서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총재를 왜 끌어들이느냐』고 공박했다. 박고문은 『나는 운동화를 신고 뛰는 데 상대방은 헬기를 타고 날아다니면 어떻게 공정한 게임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홍구고문은 언젠가는 수면위로 떠오를 「경선주자들의 합종연횡(合縱連衡)」을 의식하는 듯 온건한 「조정역」을 자임했다. 이한동고문과 김의원은 그동안 이대표 사퇴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사람들이었으나 이날은 의외로 부드러운 목소리를 냈다. 이고문의 경우 이대표 사퇴 이후의 정국이 자신에게 꼭 유리하게 전개될는지 불투명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의원측은 앞으로 전개될 경선상황을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의원측은 부인하지만 변화무쌍하게 전개될 향후 경선정국에서 『영원한 적은 없다』며 가능성의 문을 열어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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