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선주자 시민토론회 결산]『내가 진짜龍』8口1言

  • 입력 1997년 5월 12일 20시 17분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시민과의 대토론회」에서 신한국당의 대선예비주자 8명은 시국현안과 경선출마 동기 등에 대한 검증절차를 밟았다. 이들은 자신의 입장이나 위치에 따라 92년 대선자금, 金賢哲(김현철)씨 관련부분, 경선절차 등에 대해 각양각색의 정견을 내놓았다. 첫 테이프를 끊은 李會昌(이회창)대표는 대선 자금과 관련, 『여야 모두 국민의 의혹을 풀 수 있도록 당시 상황을 고백하고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해명 처리해야 한다』며 「고백론」을 제기했다. 이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당안팎에 작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朴燦鍾(박찬종)고문 등은 「고백론」의 파장이 일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처지를 감안하는 답변을 해 이대표와의 「차별화」를 노렸다. 박고문은 『김대통령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입장표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도 『신한국당의 핵심당직자 모두가 공동연대책임을 지고 국민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연대책임론」을 꺼냈다. 金德龍(김덕룡)고문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는 『여야 모두 문제가 있으니 이를 교훈삼아 정치를 개혁하자』며 「여야공동책임론」 「미래지향론」을 제시했다. 또 李漢東(이한동)고문은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으며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정치적 해결론」을, 金潤煥(김윤환)고문은 『포괄적으로 대선비용을 밝히고 제도개혁으로 가야 한다』는 「정치적 타협론」을 개진했다. 李壽成(이수성)고문은 『과거의 것을 다 들추어내면 살아남을 사람이 없다』며 「포괄적 사면론」을 폈다. 李洪九(이홍구)고문은 『3김씨가 적절한 시기에 만나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과거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큼 설명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3김 결자해지론」을 제안했다. 대선예비주자들은 현철씨가 검찰수사 결과 범법사실이 드러나면 사법처리돼야 하지만 이 문제로 대통령의 하야같은 변칙사태가 벌어지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현철씨와의 친분 등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의 인연에 따라 「8인 8색」이었다. 이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은 주자는 이대표와 이한동 김윤환고문이었다. 또 전당대회 일자와 대표직 사퇴문제 등을 둘러싸고는 이대표와 나머지 후보들간에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조기 경선」과 「대표직 사퇴불가」를 내세운 이대표에 맞서 박찬종 김덕룡고문 등은 『선관위원장을 지낸 분이라 알아서 잘 하실 것』이라며 말은 부드럽게 했지만 「대표직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한동 이수성고문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반(反)이회창 전선」에 서있음을 확실히 보여주었다.김윤환고문은 경선후보 등록후 이대표가 사퇴할 것이라고 말해 다소 「의외」라는 느낌을 주었다. 〈최영훈 기자〉 ▼ 여권주자 답변태도 ▼ 「시민과의 대토론회」에 참석한 신한국당의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독특한 답변태도를 보여줬다. 민감한 사안에 대한 답변도 「반문형」 「정면돌파형」 등 나름대로 다양한 기법을 동원했다. 첫 타자였던 李會昌(이회창)대표는 「판결문을 읽듯」 단어구사가 명확했고 논리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이대표는 자주 미소를 지어 부드러운 인상을 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李壽成(이수성)고문의 답변은 직설과 은유를 폭넓게 넘나들었다. 그는 정치초년생이라는 지적에 趙芝薰(조지훈)시인의 말을 빌려 정면으로 받아치는 과감함을 보였다. 스스로 「프로정치인」을 자임하는 李漢東(이한동)고문은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 오히려 미소로 응수하는 등 여유를 과시했다. 그는 지역구에 全斗煥(전두환)전대통령의 칭송비를 세운 사실을 지적하자 『지역구민의 고마운 심정을 담은 것』이라고 솔직함을 드러냈다. 李洪九(이홍구)고문은 토론회를 「노변(爐邊)대화」처럼 이끌어나가는 등 부드러운 이미지가 돋보였다. 朴燦鍾(박찬종)고문은 달변을 다시한번 과시했으나 까다로운 질문을 논리적으로 피해 나가려다 평소답지 않게 애매한 답변을 많이 했다. 金潤煥(김윤환)고문은 민감한 질문을 정면돌파하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그는 「여기 잘못 온 게 아니냐」는 물음에 『주최측에서 당대의 정치인인 허주(虛舟·김고문의 호)가 안나올 수 있느냐고 해서 나왔다』고 답변, 분위기를 압도했다. 金德龍(김덕룡)의원은 한보자금 수수문제로 곤욕을 치러서인지 「정면돌파형」으로 자신의 입장을 부각시키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는 유일한 40대 주자로서 솔직하고 힘있는 답변 태도를 보이는 데 주력했다. 〈정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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