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정치권 표정]여야 「집안단속」 대책 부심

  • 입력 1997년 2월 1일 20시 15분


[鄭然旭·李哲熙·鄭用寬 기자] 여야 3당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1일 「부정부패척결」의지를 천명한데 이어 검찰의 한보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비리포착설이 나오자 제각기 자체조사 파장점검 집안단속 대책마련 등으로 부심하는 모습이다. ▼ 신한국당 ▼ 여야 정치인 10여명에 대한 검찰의 비리포착설이 흘러나오자 신한국당은 『올 것이 왔다』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일 현재 신한국당 안팎에서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사법처리대상자는 당의 민주계 실세 2,3명과 전직 장관출신인 P씨 등이다.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의 부정척결의지가 결연한 점을 감안할 때 정치권 사정(司正)의 「질」과 「양」이 지난 91년 수서사건보다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또다른 고민도 하고 있다. 가령 사태수습을 위해 일부 민주계 중진을 사법처리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과연 그들이 조용히 승복하겠는가가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 검찰의 수사결과가 국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의 후유증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게 신한국당의 처지다.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이 최근 원외위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한보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민적 의혹이 증폭된 상태에서 「대어(大魚)」가 아닌 「잔챙이」로는 사태수습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고민을 털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 국민회의 ▼ 겉으로 자신있는 표정으로 대여(對與)공세의 강도를 높여가면서도 내심 수서사건 때처럼 「의외」의 관련자가 나오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金大中(김대중)총재는 이미 『지난 92년 대선 때 한보측이 정치자금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받지 않았다』고 「결백」을 강조하며 독전(督戰)중이다. 이어 재경위소속 K의원 등 몇몇 의원은 한보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김총재에게 직접 보고했고 김총재는 후원금을 받은 액수와 시기, 경로 및 「+α」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당차원의 구체적인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K의원 등은 『온라인을 통해 접수되거나 인편으로 전달받았으며 액수도 크지 않아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법적으로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태연해 하면서도 검찰의 수사방향에 관심을 쏟고 있다. ▼ 자민련 ▼ 자민련도 표면상으로는 『우리당은 무관하다』며 전혀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자세지만 사정의 칼날이 어디로 튈지 몰라 내심으로는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보제철소가 충남에 위치한데다 괴문서 등에 K, L, O의원 등 당내인사들이 심심찮게 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당직자들은 『우리는 한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를 해도 당당하게 대처하라』는 金鍾泌(김종필)총재의 지시에 따라 짐짓 태연한 표정들이다. 한 당직자는 『최근 자체 정보망을 가동, 알아본 결과 김총재를 비롯한 우리당 인사들은 전혀 연루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당직자들은 『혹시 야당이 관련돼 있다면 여권이나 검찰이 그냥 놔두겠느냐. 연루된 사람이 있다면 공개하고 당당하게 수사하라』(李廷武·이정무총무) 『결국 「물귀신작전」으로 야당을 흔들려는 작태』(安澤秀·안택수대변인)라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