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중 어민 北해역서 표류됐는데…軍-지자체 “몰랐다”

. 입력 2011-07-26 15:38수정 2015-05-1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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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북한과 인접한 서해 백령도 해역에서 조업을 나간 우리 어민 1명이 사고로 4시간 넘게 표류했지만 군 당국과 관할 지자체가 연락이두절된 뒤에도 찾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인천시와 해병대, 주민 등에 따르면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어민 이모(55)씨는 지난 17일 오후 2시30분께 백령도 북단에 위치한 어선 포구인 사항포에서 5.9t급 통발 어선을 타고 조업을 하러 출항했다.

조업 현장인 백령도 두무진 앞바다에 도착한 그는 사고로 북한 장산곶(백령도에서 15~17㎞ 거리) 인근 해역까지 표류했다가 같은날 오후 9시쯤 돼서 백령도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이씨가 조업 현장에 도착해 배를 대려고 기어를 중립에 놓으려다 후진으로 잘못 놓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씨는 다리가 밧줄에 걸려 바닷물에 빠지는 바람에 4시간 넘게 탈진 증세를 보이며 배에 매달린 채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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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가까스로 배에 올라타 출항한 지 6시간 만에 동료 어선들의 인도를 받고 섬에 돌아오게 됐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어민 이씨로부터 북한 장산곶 땅을 보고 왔다는 말을 들었다"며 "군 당국이 북한과 인접한 서해 5도 일대에서 민간 어선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씨는 외상은 없지만 심한 탈진 증세 등으로 조업을 그만 두고 집에서 쉬면서 외부와 접촉을 단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씨가 민간 어선을 타고 북한 인근 해역까지 접근했던 사실과 사고를 당하고도 구조를 받지 못한 사실에 대해 현지 해병대와 관할인 인천시 옹진군이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출항 신고를 한 선박에 수시로 연락을 취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지만 통상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답이 없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해병대는 이씨와 연락이 두절된 뒤 이씨가 입항할 시점에서야 사고로 표류해 목숨이 위태로울 뻔했던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령도와 같은 서해 5도 인근에서는 일몰 후 민간 어선의 항해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사항포를 포함한 상당수의 어선 포구에서는 해병대가 출입항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당시 백령도 해역에는 옹진군 어업지도선 1척이 조업 선박들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이씨의 배가 사항포를 떠나 북한 인근 해역까지 표류한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옹진군 관계자는 "어업지도선이 군 부대로부터 사고 선박이 출항한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데다 조업 선박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레이더 감시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령도 주민들은 말이 안되는 조치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백령도의 한 어민은 "4시간 넘게 바다에서 표류한 뒤 밤 늦게서야 돌아올 때까지 찾아 나서지 않은 군과 지자체에 우리 목숨을 어떻게 맡기느냐"라고 말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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