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강국 한국, 마케팅은 여전히 아날로그 스타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佛 하바스그룹 아무어 아태CEO
한류스타 등장 TV광고가 주류… SNS 활용 디지털 마케팅 나서야

7일 서울 용산구 하바스 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마이크 아무어 하바스 아태 부문 CEO는 “‘재창조가 아니면 죽는다(reinventor die)’는 각오로 기존 문법을 탈피한 광고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7일 서울 용산구 하바스 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마이크 아무어 하바스 아태 부문 CEO는 “‘재창조가 아니면 죽는다(reinventor die)’는 각오로 기존 문법을 탈피한 광고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은 디지털 강국이지만 광고와 마케팅 트렌드는 지나치게 아날로그 스타일입니다. 스타와 전통매체 의존을 탈피한 창의적 광고가 필요합니다.”

프랑스계 다국적 광고회사 하바스그룹의 마이크 아무어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57)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던진 충고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인 그는 스털링대에서 기업 법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1981년 광고계에 입문해 매캔에릭슨, 와이든 케네디, TWBA 등 유명 광고회사를 거쳤다. 지난해 10월 하바스 아시아태평양 부문 CEO로 취임해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등 17개국을 총괄하고 있다.

아무어 CEO는 “2004년부터 20번 넘게 한국을 찾았지만 한류 스타가 TV에 등장해 제품을 선전하는 광고가 여전하다”며 “젊은 세대들은 더 이상 TV를 보지 않으며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에도 예전만큼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10, 20대는 유튜브에 등장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입은 옷과 장신구를 산다”며 “소비자 공략 방식을 완전히 바꾸라”고도 했다.

그는 디지털의 강점을 잘 살린 광고의 예로 미 식품업체 ‘오레오’를 들었다. 2013년 2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당시 전대미문의 정전으로 35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오레오는 마치 정전을 기다렸다는 듯 암흑 이미지에 ‘어둠 속에서도 당신은 여전히 덩크슛을 할 수 있다’라는 재치 있는 문구를 곁들여 자사 트위터에 올렸다.

이 트윗은 1만5000번 리트윗됐고 30초 광고를 위해 평균 40억 원 이상을 지출한 대기업보다 소비자들의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경기의 주요 순간보다 정전 때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이용한 소비자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즉시성, 의외성, 참여성 등이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순발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무어 CEO는 일본에서 4년간 거주했고 현재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아시아통’이다. 제일기획, 이노션, 덴쓰, 하쿠호도 같은 한일 유명 광고회사와 일한 경험도 많다. 그런 그는 한국 대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전문가를 더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동양 대기업 임원을 상대할 때는 일 이상으로 골프 접대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 서구인들이 꽤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해외 소비자를 공략할 때는 현지화가 가장 중요한데도 현지 임원을 중용하기보다 본사 간부를 해당국에 보내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의전에 집착하는 기업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sns 활용 디지털 마케팅#아무어 아태ceo#하바스그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