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연구성과, 국내 벤처와 공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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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왕식 파스퇴르硏 한국인 첫 소장… “신약개발 플랫폼 연구자들에 개방”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지난 13년간 국내외 감염성 바이러스 질환을 위한 치료 후보물질 개발에 몰두했습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역량을 바탕으로 기초 연구 성과를 신약 개발로 이어주는 ‘중개 연구’ 역할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21일 경기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파스퇴르연)에서 만난 류왕식 소장(61·사진)은 적극적인 연구 성과 공유로 국내 바이오 벤처 업계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20년 이상 바이러스를 파헤쳐 온 바이러스 전문가인 류 소장은 올해 5월 파스퇴르연 소장으로 부임해 프랑스와 한국, 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일에 나섰다.

류 소장은 파스퇴르연의 세 번째 소장이자 첫 한국인 수장이다. 파스퇴르연은 한국과 프랑스 간 바이오 분야 협력의 일환으로 2004년 설립됐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분원이다.

류 소장은 부임과 함께 감염질환에 연구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발생률 1위인 결핵, 국민 질병인 B형 간염 등 국가적 의료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파스퇴르연이 개발한 다제내성 결핵(결핵 치료 약물에 내성이 생긴 상태) 치료제 ‘Q203’을 토대로 창업한 벤처기업 ‘큐리엔트’가 시가총액 2700억 원의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국내 만연 질환, 신종 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을 추가로 발굴·검증해 ‘제2의 큐리엔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파스퇴르연이 보유한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국내 연구자들에게 개방해 국내 학계와 동반성장을 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의 이런 철학은 ‘신종 바이러스 대응 그룹’을 신설한 점에서도 나타난다. 구제역,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신종 바이러스 피해에 대비해 국가적 피해를 줄이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류 소장은 “약 20개의 바이러스 과(科) 중 국내에서 연구되는 건 4, 5개 과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바이러스 분야 연구를 국내에 도입해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류왕식 파스퇴르연구소 소장#파스퇴르 연구소#제2의 큐리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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