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전처럼, 北 이번엔 지뢰도발… ”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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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미군 희생자 보니파스 소령 부인 추모사
北 도발 중단하고 평화 노력해야 모든 군인이 가족품으로 돌아가게
그들의 안전에 관심-애정 보여주길

39년이 흘렀다. 아픔은 그대로다. 마샤 보니파스 씨(73)는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발로 남편을 잃었다. 그의 남편은 판문점 인근 공동경비구역(JSA) 안에 있던 미루나무의 가지를 치는 작업을 지휘하다가 북한군의 도끼에 맞아 사망한 아서 보니파스 소령이다.

당시 사건의 추도식이 18일 경기 파주시 서부전선 캠프 보니파스 플라자에서 열렸다. 보니파스 씨는 미국에서 보낸 추모사를 통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길 기원한다”며 “2주 전 한국군 2명을 다치게 한 북한군은 우리의 말을 제대로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은 JSA ‘돌아오지 않는 다리’ 근처에 있던 15m 높이의 25년생 미루나무 제거 작업이 발단이었다. 이 나무가 시야를 가려 북측의 동향을 살피기 어려워지자 주한미군 6명과 한국군 5명이 가지치기 작업에 나섰다. 이를 본 북한군 15명이 몰려와 작업 중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미루나무가 우리 측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보니파스 경비중대장(당시 대위)은 작업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북한군이 갑자기 도끼를 휘둘러 보니파스 중대장과 마크 배릿 소대장(중위)을 살해했다.

북한군의 만행 이후 미국은 항공모함 미드웨이호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F-111 전투기 20대를 한반도에 급파했다. 북한이 또 도발할 경우 북한을 직접 공격한다는 계획 아래 한미 양국은 미루나무를 제거하고 북한군 초소 4개를 파괴하는 보복작전을 펼쳤다.

당시 보니파스 중대장은 13개월의 한국 근무 종료를 불과 1주일 앞둔 상태였다. 보니파스 씨는 추모사에서 “군인들의 희생으로 모두가 자유롭고 편하게 살고 있는 만큼 모든 군인이 그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종화 육군 1사단장은 “39년 전이나 지금이나 북한의 행태는 변하지 않았다”며 “굳건한 한미 공조로 언제든 응징할 수 있는 전투대비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지뢰도발#보니파스#부인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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