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 박사 “美 초기 한인 이민자는 ‘계’로 재정기반 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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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국립이민박물관’ 기시 박사 “사회 적응은 한인교회 통해 해결”

12일 미국 뉴욕 엘리스 섬의 국립이민박물관에서 클레이 기시 박사가 한인 이민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박물관 내 미국 이민 역사 전시물을 재정리하는 작업을 총괄했다. 뉴욕=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12일 미국 뉴욕 엘리스 섬의 국립이민박물관에서 클레이 기시 박사가 한인 이민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박물관 내 미국 이민 역사 전시물을 재정리하는 작업을 총괄했다. 뉴욕=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한국계 미국인들은 상부상조하는 이민자 공동체를 형성해 온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조사됐습니다. 한인 이민자 공동체는 해당 지역사회 전체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미국 뉴욕의 대표 명소 중 하나인 맨해튼 남쪽 엘리스 섬의 ‘국립이민박물관’은 20일(현지 시간)부터 ‘1954년부터 현재까지의 이민 역사’를 정리해 전시한 ‘여정-이민의 새 시대’ 관을 일반에게 공개한다. 기존 박물관엔 1954년 이전까지의 이민사만 전시돼 왔다.

새 전시관의 자료 수집과 디자인을 총괄한 ESI디자인의 서술조사국장 클레이 기시 박사는 12일 미디어 대상 사전 공개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한인 이민자 사회를 이렇게 높게 평가했다. 기시 박사는 “새 전시관은 이민자들의 출신국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하지 않고 철저히 1954년 이후 이민 역사의 주요 테마(주제)별로 구성했다. 다양한 주제를 정하고 그 대표적 사례가 무엇인지를 조사하고 탐구하는 방식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인 이민자 공동체 이야기가 자세히 소개된 코너는 이민자들의 정착 과정을 설명한 코너 중 하나인 ‘공동체의 초석들’. 기시 박사는 “한국인들은 1960년대부터 미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정착했고 처음엔 언어 장벽 때문에 소규모 자영업을 많이 했다. 전통적이고 비공식적인 저축·대출 시스템인 ‘계(契·gye)’는 한국계 미국인들이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 코너에는 “계는 (계원들이) 다달이 일정액을 모으고, 순번을 정해 목돈을 타 가는 형식”이라는 상세한 설명까지 붙어 있다.

기시 박사는 “한인 사회는 ‘계’를 통해 재정적 문제를, 한인 교회를 통해 영어 학습이나 미국 사회 적응 문제를 해결하면서 탄탄한 이민자 공동체를 형성해 갔다”고 덧붙였다. 이 코너엔 ‘텍사스 휴스턴 한인 사회’를 모범사례로 소개하면서 “한인 공동체 구성원들의 개별적 성공은 그들 각자의 경제적 부를 크게 했을 뿐만 아니라 휴스턴 지역사회의 안정과 번영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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