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도지사 “남존여비? 남존여존으로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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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지사 ‘여성가족정책 공약이행’ 대상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옛말입니다. 남성 중심적인 성향이 강한 경상도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회장 김성옥)가 ‘민선5기 광역단체장 여성가족정책 공약이행 평가’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사진)를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 지사는 27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상을 받는다.

1969년 설립된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8월부터 3개월간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여성가족정책분야인 여성과 아동·청소년, 노인, 다문화 공약 이행 여부, 단체장 임기 말까지 이행 가능성 등을 평가했다. 경북도는 34개 사업 추진과 전체 97.3%의 높은 이행률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성유권자연맹은 “보수적인 곳으로 알려진 경북지역의 여성 정책이 오히려 가장 뛰어나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2007년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정책개발원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여성 정무부지사(이인선)를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임명했다. 농어촌 지역에 결혼이민여성이 늘어나자 이 업무를 전담하는 다문화행복과를 설치하고 중국동포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김 지사가 여성가족 정책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여성은 안 된다”는 막연한 편견을 경상도에서부터 바꿔야 한다는 신념이다. 역사적 사실을 살펴봐도 여성의 활약이 부당하게 과소평가됐다는 게 그의 인식이다.

경북도는 최초의 한글요리백과사전인 ‘음식디미방’의 저자이면서 여중(女中)군자로 불린 장계향(1598∼1680)의 표준영정을 제작하고 내년도 고교 교과서에 게재되도록 했다. 또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고문으로 두 눈을 잃은 김락(1862∼1929)과 ‘항일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리는 남자현 열사(1872∼1933) 등 경북 출신 여성을 조명하는 노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 꿋꿋하게 전통을 지켜오는 종부(宗婦)의 삶을 재발견하는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김 지사는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인 것처럼 나라가 발전하는 데 여성은 남성과 대등한 한 쪽 날개”라며 “남존여비(男尊女卑)라는 말은 ‘남존여존’(男尊女尊)으로 대체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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