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 100년전의 위엄 되찾아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 75% 복원 덕수궁 석조전 2층 중앙홀∼ 3층 황제 거실

1918년 발행된 ‘한말궁중관계사진첩’에 실린 옛 모습(아래 사진) 그대로 복원된 2층 중앙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918년 발행된 ‘한말궁중관계사진첩’에 실린 옛 모습(아래 사진) 그대로 복원된 2층 중앙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중앙홀에 들어서자 대리석 벽과 로코코 양식의 벽난로, 금박을 입힌 대한제국 상징화인 오얏(자두) 꽃이 화사하게 빛났다. 위엄과 우아함이 함께 느껴지는 공간이 2층 중앙홀에서 알현실과 귀빈대기실, 그리고 3층 황제와 황후의 거실로 이어졌다.

2009년 10월 복원 공사에 들어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사적 124호) 석조전 본관(동관)이 100여 년 전 건립 당시의 내부 모습을 되찾았다. 문화재청은 3일 공사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석조전 복원은 75%가량 이뤄졌다”며 “가구와 카펫, 조명 등 내부 장식물을 복원해 내년 말 ‘대한제국 역사관’(가칭)으로 개관하겠다”고 밝혔다.

석조전은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황궁으로 지어진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이다. 1899년 영국인 하딩이 설계했고 1900년 공사를 시작해 1910년 완공했다. 2층은 알현실, 귀빈대기실, 식당 등 황궁의 공적 공간으로, 3층은 황제 및 황후의 거실과 침실 등 황실의 사적 공간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왕궁미술관과 이왕가 미술관으로 사용되면서 내부가 변형, 훼손됐고 6·25전쟁 동안 피폭과 북한군의 방화로 일부가 소실되기도 했다. 이후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덕수궁관리소 등으로 활용되면서 원형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2009년 문화재청은 대한제국의 역사적 의미를 회복한다는 취지로 복원 공사에 들어갔다. 예산은 약 130억 원이다.

2층 중앙홀과 알현실, 귀빈대기실, 3층 황제와 황후 거실 등은 고증에 참고할 자료가 남아 있어 옛 모습대로 복원된다.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공간은 대한제국 관련 전시실과 대한제국 유물의 수장고 등으로 쓰일 계획이다. 이번 복원 공사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김정동 목원대 교수는 “석조전은 그동안 폄훼되어 온 대한제국 및 황실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덕수궁#석조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