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한테 6·25이야기 해주고 싶었는데” “저희에게 참전했던 얘기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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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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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초중고대학생
‘세대공감 친구데이’ 열어

‘세대공감 7·9(친구)데이’ 행사에 참가한 참전 유공자가 발랄한 표정의 학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 제공
‘세대공감 7·9(친구)데이’ 행사에 참가한 참전 유공자가 발랄한 표정의 학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 제공
“가족하고 떨어져 사니까 손자한테 6·25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도 기회가 없네. 그게 참 아쉬워.”

“그동안 너무 우리끼리 어울렸나 봐요. 이제 저희도 어른들께 먼저 다가갈게요.”

왼쪽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6·25전쟁 참전용사 김익수 씨(79)가 여대생 정소영 씨(19·안산대 간호학과)와 함께 활짝 웃었다. 김 씨가 6·25전쟁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자 정 씨는 귀를 기울였다. 김 씨는 “60세 나이 차이 나는 대학생과 터놓고 대화하는 건 처음”이라며 “새로 손녀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인추협)는 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2회 6·25 참전 유공자와 함께하는 세대공감 7·9(친구)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6·25 참전 유공자 250명과 초중고교생 및 대학생 500명이 6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친구’가 되는 자리였다. 이날 학생들은 생활고를 겪는 6·25전쟁 참전 유공자를 위해 모금한 500만 원을 인추협에 전달했다. 기부금은 참전 유공자 생필품 및 의료 지원, 집수리 사업 등에 쓰일 예정이다.

조해영 양(15·배화여중)은 “6·25가 어떤 전쟁이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여기 계신 할아버지들이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싸워 주셨다는 건 알고 있다”고 했다. 이용선 씨(82)는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 행사를 찾은 학생들이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인추협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생존해 있는 6·25전쟁 참전 유공자는 19만 명가량이다. 권성 인추협 이사장(언론중재위원장)은 “인추협은 청소년과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이 친구 같은 관계로 맺어지는 ‘국가유공자 결연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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