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전 전쟁고아들 품었던 그곳, 이젠 20만 해외입양인의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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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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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충현원, 보육원 등 복원

30일 광주 남구 양림동에서 열린 충현원 복원식에서 조형물이 제막되자 참석자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비운의 왕자’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6·25전쟁 고아들을 기억하기 위해 제작됐다. 광주 남구청 제공
30일 광주 남구 양림동에서 열린 충현원 복원식에서 조형물이 제막되자 참석자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비운의 왕자’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6·25전쟁 고아들을 기억하기 위해 제작됐다. 광주 남구청 제공
30일 오전 11시 광주 남구 양림동 충현원.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 카터 블레이즈텔 씨(75)와 유혜량 충현원 원장(61·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복지시설인 충현원 복원식이 열렸다. 블레이즈텔 씨는 한국판 ‘쉰들러리스트’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고 러셀 블레이즈텔 대령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1950년 12월 중공군이 공격해오자 아무도 돌보지 않던 전쟁고아 1059명을 수송기 16대로 서울에서 제주도로 피란시켜 생명을 구했다. 충현원에는 블레이즈텔 대령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충현원은 6·25전쟁 당시 젖먹이 고아들을 돌보던 시설로 2009년까지 보육원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에 충현원과 광주시 등은 2009년부터 낡은 건물 개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6·25전쟁 미국 참전용사들도 복원공사 비용 일부를 보탰다.

새롭게 정비된 충현원은 대지 5765m²(약 1743평)에 해외로 입양된 전쟁고아들이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체험관과 6·25전쟁 당시 사진, 자료 5000여 점으로 채워진 전시관 등 6개 건물로 새롭게 태어났다.

블레이즈텔 씨 등은 이날 조형물 2점도 기증했다. 멕시코 조각가가 제작한 ‘평화의 비둘기’는 해외로 입양된 6·25전쟁 고아들의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평화 염원을 담고 있다. 6·25참전용사인 조지 F 드레이크 박사(82)가 구입해 기증했다. 또 다른 조형물인 ‘비운의 왕자’는 조각가가 전쟁고아들을 위해 기증했다.

유 원장은 “복원된 충현원은 20만 명이 넘는 6·25전쟁 해외 입양인과 그 가족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등 뿌리 찾기 공간이자 고국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요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충형원#양육원#충형원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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