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믿고 안믿고… 양분된 사회가 문제”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 英이글턴 교수 방한
“개인적인 위선이 아니라 시장 사회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 사회의 문제란 너무 많이 믿는 쪽과 너무 안 믿는 쪽으로 양분돼 있다는 것이지요.”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인 테리 이글턴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67·사진)는 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한국의 총리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것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이때의 ‘믿음’은 종교적 신념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적 이상이나 이념 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그는 “가령 북한은 너무 많이 믿는 쪽이고 남한은 너무 안 믿는 쪽으로 대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이론뿐만 아니라 문화비평 분야에도 폭넓은 관심을 보여온 이글턴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고려대 영미문화연구소와 영어영문학과가 주관하는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1993년 방한했을 때보다 나이 들고 냉소적인 사람이 됐지만 그때보다도 더욱 급진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신을 옹호한다’에서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무신론을 비판한 것을 의식한 설명이었다. 그는 “신을 옹호한다기보다는 신학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논의의 전개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좌파가 근래 쇠락하면서, 그 자체로 믿는 것의 근원적 가치에 대해 반성적으로 생각해볼 여유를 갖게 됐습니다. 권력을 갖기 위해 좌파가 투쟁하는 동안은 이런 철학적 질문이 어려웠지요. 그러나 진보 지식인들은 이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새로운 시각과 지적 자원이 필요하게 됐어요. 신학과 윤리의 문제는 이런 좌파의 이론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요기사
그가 신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약속을 믿는 인간의 헌신이라는 것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