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티아리 주한 이란대사 “한국은 믿을 수 있는 사업상대”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2분


모하마드 레자 바흐티아리 주한 이란 대사는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한국인의 예절과 따뜻한 배려심에 반해 한국행을 자청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주한 이란대사관
모하마드 레자 바흐티아리 주한 이란 대사는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한국인의 예절과 따뜻한 배려심에 반해 한국행을 자청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주한 이란대사관
“서울에 오기 전 경제부 장관의 특별보좌관으로 바쁘게 지내면서도 드라마 ‘대장금’은 가족과 꼭 챙겨 봤습니다. 대장금 때문에 김치를 즐겨 먹게 됐지요.”

지난달 새로 부임한 모하마드 레자 바흐티아리(57) 주한 이란대사는 장금이의 팬이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이란대사관에서 만난 바흐티아리 대사는 “예의바른 태도와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부지런한 한국인의 특성이 이란인과 꼭 닮았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이 지난해 방영한 ‘대장금’이 시청률 86%를 기록하고 ‘해신’ ‘상도’ 등 한국 드라마가 잇따라 이란에서 주목받은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

바흐티아리 대사는 이란의 적대국가인 미국에서 공부했다. 1977년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바로 뉴멕시코대 경영대학원(MBA)에 진학해 1979년 학위를 받았다.

모로코를 제외하면 유럽연합(EU)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의 대사를 지냈고, 이란 정부에서는 미국 및 영연방 국가들과 경제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 왔다.

바흐티아리 대사는 이란이 한국의 중요한 교역 상대임을 강조했다. 양국은 1962년 수교를 맺은 뒤 1970년대 한국 경제의 급성장으로 원유 수입이 늘면서 활발한 경제 교류를 해 왔다. 이란은 한국의 4대 원유 수입국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양국의 무역 총액은 97억 달러에 이른다.

그는 “한국 기업과 한국인은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상대”라며 최근 GS건설 등 한국 대기업이 이란에 진출해 플랜트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흐티아리 대사는 또 “서울의 ‘테헤란로’처럼 테헤란의 ‘서울로’도 주요 금융업체 등이 밀집한 번화가이자 부유층 거주지”라고 설명했다. ‘서울로’는 이란 최대의 실내 골프연습장과 국제전시장이 들어선 “세련된 이미지의 거리”라는 말도 덧붙였다.

테헤란로와 서울로는 1977년 테헤란 시장의 서울 방문과 도시 간 자매결연을 기념해 각 수도의 이름을 따 지정된 거리이다.

11일은 이란에서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슬람혁명 29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정을 몰아내고 반미 국가로 외교 노선을 변경했다.

바흐티아리 대사는 “이란인은 종교와 전통을 가장 최우선으로 삼는 민족”이라며 당시 혁명이 팔레비 왕정 하에서 무너진 종교적 국가의 틀을 되찾게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란 핵 개발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적극 협조해 왔고 3월 안으로 모든 관련 자료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바흐티아리 대사는 이란이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한국과는 밀접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류를 계기로 양국 사이에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류도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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