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부인 주세죽에 건국 훈장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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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란하던 시절의 주세죽(왼쪽) 박헌영 부부가 갓난아기였던 비비안나 씨를 안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단란하던 시절의 주세죽(왼쪽) 박헌영 부부가 갓난아기였던 비비안나 씨를 안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국 정부가 남로당 지도자로 북한의 부총리 겸 외상을 지낸 박헌영(朴憲永)의 첫째 부인 주세죽(朱世竹·1901∼1955)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주러 한국대사관은 8월 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주세죽을 대신해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딸 박 비비안나(78) 씨에게 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주세죽은 1921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박헌영을 만나 결혼한 뒤 상하이에서 여성 사회주의 운동가로서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을 벌였다. 그는 1928년 박헌영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로 탈출했으며 1929년 모스크바행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비비안나 씨를 낳았다.

한편 정부가 남로당 총수의 전 부인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학자는 일제강점기의 공산주의 운동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박헌영은 1946년 남한에서 남로당을 창당한 뒤 북한으로 도피해 내각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거쳐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이 됐으나 1955년 ‘미제의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세죽은 일본 밀정이라는 이유로 1938년 옛 소련 경찰로부터 추방령을 받고 카자흐스탄에서 5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박헌영은 1949년 북한에서 재혼했다. 옛 소련 정부는 1989년 주세죽에 대한 복권 조치를 내렸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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