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딛고 美백악관 장애委 정책차관보 된 강영우 박사 특강

  • 입력 2005년 2월 22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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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로 일하고 있는 재미동포 강영우 박사가 22일 오후 숙명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특강을 했다. 권주훈 기자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로 일하고 있는 재미동포 강영우 박사가 22일 오후 숙명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특강을 했다. 권주훈 기자
“‘보는 것을 얻을 것이다(To see is to get)’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저는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비전이 있습니다. 헬렌 켈러는 ‘가장 불쌍한 사람은 시력은 있지만 비전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사고로 실명한 재미동포 강영우(姜永祐·61) 박사는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고 믿는 사람. 그는 지금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강 박사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숙명리더십개발원 개원 기념 특강을 했다. 숙명여대는 그의 부인 석경숙 씨(62)의 모교.

강의 주제는 ‘3C를 섬기는 지도자의 상’으로 3C란 역량(compe-tence), 성품(character), 헌신(commitment)을 뜻한다.

강 박사는 “섬기는 지도자란 곧 감동을 주는, 또 영감을 주는 지도자”라며 “현대 사회에서는 강압적인 방법보다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섬기는 지도자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남의 아픔에 동참하는 마음,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또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에게 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미국 조지 W 부시 정부의 인재등용 원칙에서 이러한 점들을 배울 수 있었다”며 “한국 사람들은 역량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고 성품과 헌신을 교육하고 배우는 데는 지나칠 만큼 소홀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고문변호사로 일하는 차남이 “아버지는 이민자에 장애인이면서 어떻게 공화당을 지지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이때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에게서 섬기는 지도자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강 박사는 “교육의 3가지 영역에는 지력 심력 체력이 있는데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지적인 힘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은이들이 3C를 바탕으로 남은 생애를 어떻게 살 것인지 미리 계획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3세 때 “나도 눈 뜬 아버지를 갖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하던 장남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미국에서 안과전문의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박사는 26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C에 대해 다룬 저서 ‘도전과 기회: 3C의 혁명’(생명의말씀사)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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