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는 허수아비?…교수등 경영참여 거의없어

  • 입력 1999년 3월 1일 20시 04분


최근 12월 결산법인들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잇따라 확대 도입중인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지난달 주총을 연 12월 결산법인 80개사 중 사외이사를 신규 또는 재선임한 회사는 60개사로 사외이사는 모두 1백16명에 이른다고 증권거래소가 1일 밝혔다.

사외이사는 △교수 연구원이 29명으로 가장 많고 △변호사 22명 △회계사 세무사 9명 △금융인 8명 △기타 23명 등이다. 그 중 경영인은 25명에 불과하다.

대구은행은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교수이며 게다가 영남대와 계명대 대구대 등 인근 지역 대학교수가 5명을 차지했다. 한미은행도 사외이사 3명을 모두 교수로 선임했다.

상당수의 사외이사는 경영경험이 없는데다 대주주나 경영진에 의해 추천돼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실무경험이 없는 사외이사는 단기적으로 기업에 득이 되지 않고 비용부담만 늘린다”며 “문제는 경영인 출신 전문가집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몇몇 기업은 자사의 전직 임원을 사외이사로앉혀‘견제와균형’은 고사하고기업의위신을높이지도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교육부는 ‘교수가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이 국가공무원법의 영리업무금지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혀 교수를 사외이사로 뽑아놓은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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