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P 김양평사장 『기업-은행 투명해야 신용경색 해소』

  • 입력 1998년 11월 5일 19시 17분


“돈이 돌게 하려면 역시 수출밖에 없습니다. 수출을 통해 돈이 풀리면 생산이 늘어나고 위축된 내수 경기도 기지개를 켤 겁니다.”

라미네이팅(코팅)기계 및 필름 생산업체인 GMP의 김양평(金良枰·50)사장은 “은행들은 재고 등 유동자산의 담보가치 평가능력을 길러야하고 기업은 철저한 회계감사를 통해 은행이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도록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은행과 기업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GMP는 최근 조흥은행으로부터 무담보로 1백3억원이라는 거액을 대출받았다. 높은 기술력과 탄탄한 전망 투명한 회계처리 등으로 보아 믿을만 했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 김사장은 은행에 ‘신용경색을 뚫으려면 이렇게 하라’고 현장에서 본 처방을 제시했다.

▼DA방식 수출의 활성화〓GMP의 경우 대부분의 수출은 신용장(LC)방식이 아닌 ‘수출계약서를 근거로 물건을 먼저 보내고 대금은 나중(90일 이내)에 받는’ 인수도조건(DA)방식으로 한다. 조흥은행으로부터 받은 자금지원도 절반 이상이 인수도 한도 증액분.

신용장의 경우 개설하고 납품하는데까지 꼬박 1백50일이 걸리기 때문에 현지 생산업체와 경쟁하려면 주문에서부터 물품을 인도하는데까지 50일이면 충분한 DA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김사장의 주장. 그러나 은행들은 DA 할인을 꺼린다. 할인해줘도 별도의 담보를 요구하는 게 관행으로 돼있다. 수입업자가 돈을 갚지않으면 돈을 떼일 수 있기 때문.

김사장은 “수출보험공사가 DA 보증을 서주고 있지만 업체별 국가별 보증한도가 너무 적은 게 문제”라며 △보증한도의 대폭 증액 △DA 보증 전문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외부감사요건 명시〓김사장은“성장성은 있는데 담보가 없는 기업을 발굴, 과감히 지원하는 게 은행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사장은 ‘은행이 지정하는 외부감사인에게 1년에 분기별로 4번의 회계감사를 받을 것’을 대출조건으로 명시하면 부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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