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선지 최근 들어 각종 사이트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댓글들을 보면 대체로 마음이 불편해진다. 인신공격, 편향성이 날 선 단어들과 함께 너무나 자주 읽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서 가장 자주 느껴지는 정서는 바로 ‘화(anger)’다. 사람들이 점점 이렇게 자꾸 화가 나는 데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실제 최근 몇 년간 ‘화’는 다양한 설문을 통해 입증되고, 연구 소재로 쓰일 정도로 글로벌한 심리 현상으로 꼽힌다. 옥스퍼드대 블라바트니크 행정대학원의 카르티크 라만나 교수는 특히 팬데믹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 물가 상승, 사회 갈등, 기후 변화, 불확실성 확산 등으로 모든 사회에서 긴장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를 ‘분노의 시대’로 명명했다.
모두가 우려스럽지만 경영 리더라면, 직장 내에선 언급을 피하면 그만인 정치·종교와 달리 세대 갈등이 큰 ‘불씨’로 느껴질 것이다. 소통 부재, 가치관 차이로 인한 다름은 긴장 상태를 낳고 노사 갈등 및 업무 몰입 저하 등으로 이어지며 결국 매출과 성과 하락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건전한 분노는 혁신과 혁명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지만 조직 내 분노는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가 많다. 리더의 상태가 구성원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리더 본인부터 화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 임원 전문 경영코치인 니할 차야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직장 내에서 화를 다스리는 법’에 따르면 공적인 공간에서 ‘화(anger)’가 또 다른 ‘화(disaster)’를 부를 일을 막기 위해선 감성보다 이성을 앞세워야 한다. ‘분노의 정도를 1(최소)에서 10(최대)까지 정하고 3, 4로 내려왔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이나 행동을 취하기’ ‘화라는 감정 자체가 아닌, 화가 난 원인을 살피고 문제 해결에 주력하기’ 등이다.
모두가 이전보다 화가 나 있는 요즘이다. 문제는 이성적으로 해결하되, 사람은 감성적으로 보듬는 세심함이 필요한 때다.
김현진 DBR 편집장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