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창업가를 응원한다[내 생각은/김홍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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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창업은 실패자의 선택으로 여겨진다. 좋은 대학, 취업, 승진에 실패해서 창업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사농공상 신분 질서에 빗대어 보면 공(工)과 상(商) 중간 어디쯤 있어 보인다. 그래서 창업가들은 ‘왜 창업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특히 젊은 창업가일수록 다양한 지적을 받는다. 첫째, 나이와 경험이 일천하다. 둘째, 안정을 추구하는 주류 세상에서 벗어나 있다. 셋째, 자신만의 해답을 추구하느라 보편적 가치를 무시한다. 과거 ‘대규모 자산 기반 경제’에선 효율성, 생산성이 중요했다. 그래야 한정된 자원으로 대량생산을 하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지식 기반 경제’에선 보편적 가치와 과거의 경험은 오히려 혁신의 걸림돌이다.

다행스럽게도 편견을 개의치 않고, 꾸준한 창업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뛰어난 창업가들을 볼 때마다 창업과 혁신의 가치를 고민하게 된다. 혁신가는 기존 시스템이 요구하는 정답에 맞추지 않고 나만의 해답을 추구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다. 물론 많은 시도가 실패로 끝난다. 그 시도와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실패가 두려워 혁신을 포기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젊은 창업가들은 매일 새로운 도전을 한다. 현재 한국은 기성세대의 끊임없는 노력과 수많은 실패에 기반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세상은 다음 세대의 혁신이 만들어 가야 한다. 익숙한 것, 당연하다고 여겨 온 상식을 버려야 혁신할 수 있다. 세상은 젊은 창업가의 일천한 경험을 탓하지만, 스마트폰의 대부분 소프트웨어는 젊은 창업가들이 만들었다. 편견을 없애고 혁신의 최전선에 선 창업가들을 응원하자.

김홍일 디캠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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