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美동맹 미래, 文-트럼프 정상회담에 달렸다

동아일보 입력 2017-06-27 00:00수정 2017-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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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내일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하는 데 이어 30일 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갖는다.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주요 유럽 정상을 비롯해 워싱턴에서만 이미 32차례 정상회담을 열었다. 문 대통령으로선 취임 두 달도 안 돼 갖는 주요국 정상과의 첫 회담이자 사실상 국제무대 데뷔다.

한미관계의 역사성이나 우리 안보에서 한미동맹이 차지하는 비중을 돌아볼 때 미국 대통령 취임 반년이 다 돼 처음 하는 ‘지각 정상회담’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이지만 슈퍼 파워 미국의 대통령이 교체돼 세계 각국 정상이 워싱턴으로 달려가 자국 이익을 챙기는 동안 우리는 손놓고 있었다는 점에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문 대통령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 무겁다.

문 대통령은 어제 이홍구 한덕수 한승주 등 전직 주미대사 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조언을 듣는 등 종일 회담 전략 마련에 골몰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서울과 워싱턴의 조야(朝野)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업가 출신 트럼프와 인권변호사 출신 진보 대통령의 기묘한 조합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기대 못지않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3대 의제라고 할 수 있는 북핵·미사일 대책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경제협력 문제에서 두 대통령은 벌써부터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전제조건부터 ‘북의 추가 도발 중지’와 ‘비핵화 진전’으로 다르다. 사드는 경북 성주에 배치된 2기 외에 4기의 추가 배치가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중단된 데 대해 워싱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협상은 이견을 좁히기 위해 있는 것이고, 특히 정상회담은 실무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우려가 높았던 미중 정상회담이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끝난 점을 돌아볼 때 시진핑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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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미국의 보수정권과 한국의 진보정권, 즉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미 공화당 정권과의 한미관계는 최악이었다. 문재인 정권은 섣부른 좌파식 반미친중(反美親中) 분위기에 함몰돼 전임 진보정권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벌써부터 사드 반대자들이 주한 미국대사관 포위 시위를 벌이는 등 반미의 기치를 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지켜준 피란민의 아들이 한국 대통령이 됐다는 동맹의 역사를 강조하며 일부 반미 목소리가 대한민국의 주류가 아니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지도층에 주지시키길 바란다. 국제무대에 나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에서 국익의 첨병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문재인#트럼프#한미 정상회담#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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