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광섭]북한의 GPS 전파교란 피해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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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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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섭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교수
고광섭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교수
최근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으로 인해 국내 및 외국 국적 민간 항공기와 선박들이 운항에 불편을 겪고, 일부 외국 군용기도 전파 교란 흔적을 감지해 국내 당국에 보고했다고 한다. 정부 당국은 북한에 항의 서한 전달을 시도한 데 이어 국제기구에도 조치를 요구했다.

GPS 전파 교란에 대응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하게 제시된 바 없어 GPS 사용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도 답답해하고 있다. GPS 개발 당사국인 미국마저 정부 주도로 GPS 현대화 정책의 일환으로 위성 전파의 출력을 다소 올리는 것 외에 전파 교란 방지를 위한 뚜렷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 수신기 제작사 중심으로 수신기 안테나 개선을 포함해 몇 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나 완벽한 방법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지구 상공 약 2만 km에서 발사되는 위성 신호의 지상 수신 강도가 매우 약해 저전력 교란장치만으로도 GPS 수신기를 쉽게 교란시킬 수 있어 전파교란 대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이라크전쟁 초기 미 해군 함정이 이라크 본토로 미사일 공격을 한창 하던 때 러시아의 GPS 교란장치 이라크 지원 문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로 설전을 벌인 일이 있다. 이는 GPS가 미사일이나 무인항공기 등과 같은 첨단 군사 무기체계 운용에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전파 교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예다.

1995년 GPS 전면 운용 이후 러시아와 유럽연합, 중국 등 강대국 위주로 독자적인 세계 위성항법체계(GNSS) 개발이 활발히 진행돼 왔다. 러시아는 기존 글로나스체계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했고, 중국은 2011년 12월 우주 개발 의지의 산물인 베이두·콤파스체계의 초기 운용을 선언했다. 유럽연합도 2014년 갈릴레오 초기 운용을 공지했다. 새로운 위성항법 시대와 통합 위성항법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북한의 불법적인 GPS 전파 교란과 유사한 인위적 전파 방해 행위가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고, GPS 전파 장애는 GPS 수신기에 대한 의도적인 교란 행위 외에 이온층의 변화, 수신기 주변의 전기기기 등의 전파 방해로도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가 혼란을 겪고 피해를 볼 수 있다.

GPS 전파 장애 시 혼란과 피해를 줄이려면 각 사용자의 항해 안전에 대한 기본상식을 바탕으로 한 능동적인 대처능력과 경계심, 관계당국의 체계적인 정책 운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상호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한 전파 교란 통합감시체계, 전파체계 확립과 병행해 관계기관 산하 직능별, 사용자그룹별로 필요한 대응 교육 또는 훈련을 해 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새로운 통합 위성항법시대 도래에 따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전파 교란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 공조를 통해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북한의 GPS 신호 교란이 새로운 교훈이 되고 대응방법을 강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고광섭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교수
#북한#GPS#전파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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