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도발病 도지면 가차 없이 원점 타격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북한은 우리 군이 어제 연평도를 비롯한 서북도서 지역에서 실시한 해상 사격훈련에 대해 “무자비한 대응타격을 하겠다”고 협박했다.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가 먼저 나서더니 어제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연평도 포격전의 몇천 배 징벌” 운운하며 위협을 계속했다. 김정은 체제에서도 도발병(病)이 고쳐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표다.

일단 충돌 없이 훈련이 끝났으나 경계를 늦출 상황이 아니다. 북한은 2010년 8월 3일 우리의 서해 5도 해상 사격훈련에 대해 “강력한 대응타격을 하겠다”고 협박한 뒤 6일 만에 북방한계선(NLL) 부근에 130여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석 달 뒤인 11월 23일엔 연평도 포격을 자행했다. 북한은 우리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노려 기습 도발을 하는 집단이다. 한 차례 위협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고 안도하면 또다시 불행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어제 서해에서 5일 일정으로 한미 연합 잠수함훈련이 시작됐다. 27일부터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 군사연습이 이어진다. 북한은 2년 전 저지른 무력도발 때문에 한미의 방어훈련이 강화된 점은 돌아보지 않고 트집을 잡아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다.

북한은 지난주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제의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거부했다. 지난해 수해(水害) 지원 제의와 이달 초 산림 방제 실무접촉 제의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을 박살내자며 대남 선동 공세에 열을 올린다. 북의 대화 거부, 무력도발 협박, 선거 개입은 한 묶음이다. 북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은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과 3차 북-미 고위급회담을 여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북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남북 접촉보다는 강도를 높이고 있는 군사도발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북이 언제 어디서 도발하더라도 반드시 도발 원점까지 타격해 다시는 무력공격을 꿈꾸지 못하도록 응징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국가안보를 지켜야 할 책임은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북한 도발 대비를 국정의 제1순위로 삼아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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