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석효]에너지 - 수자원절약시스템 적극 활용 공공기관 이전 청사 ‘녹색건축’ 선도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지구가 온실가스 때문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밀림은 줄어들고 냉각기 역할을 하는 빙하는 점점 녹고 있다. 성장만 추구하고 환경 문제를 소홀히 한 결과다. 늦게나마 심각성을 인식하고 환경과 에너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녹색성장’이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

선진국들은 탄소의존형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선점하려고 녹색 경주를 펼치고 있다. 건축 부문에서도 건축물의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 진입을 목표로 다각적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다. 녹색성장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현장에서도 이 같은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어 무정차 하이패스의 전국망 구축 및 지속적인 차로 확대,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 정체구간 해소, 수목 식재 등을 통해 지금까지 모두 63만 t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기업 간 협업을 강화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6곳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했고, 요금소 광장 제설 시 지열을 활용하고 폐도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고속도로 시설물에 다양하게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녹색건축’이다.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의 약 22%가 건물에서 배출되고 소비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공공청사 건물들이 녹색건축을 선도하고 있다. 독일 연방의회 건물은 태양광 발전과 바이오연료를 사용한 열병합 발전을 도입하였고, 호주의 멜버른 컨벤션센터는 자연 통풍과 차양 등을 활용하여 건물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24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신사옥, 즉 이전 청사의 건설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주 환경 조성과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도시 자체를 저탄소 녹색도시로 만들어야 하고, 청사 건물이 녹색건축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전 대상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8월 김천 혁신도시에서 신사옥 착공식을 가짐으로써 ‘녹색건축’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건설 중인 신사옥은 친환경적인 에너지 절약형 사옥으로 에너지효율 1등급과 친환경 건축물 그린 1등급, 그리고 지능형 건축물 2등급 설계 예비인증을 획득한 저탄소 녹색 건축물이 될 것이다.

건물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절약 설계기법을 신사옥에 적용하였다. 태양광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 지중의 열을 냉난방 열원으로 사용하는 지열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였다. 에너지 부하를 저감시키기 위해 낭비의 주범인 건물의 창 면적비를 50% 미만으로 낮추고 단열 성능이 뛰어난 저반사 복층유리로 시공한다. 일반 사무실에는 쾌적성과 경제성이 좋은 바닥 공조시스템과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사용한다.

그리고 빗물을 재활용하는 우수시스템과 세면물 등을 재사용하는 중수시스템으로 수자원을 절감하게 된다. 특히 어린이집은 난방설비 없이 겨울을 지낼 수 있는 개념인 ‘패시브’ 방식으로 시공하여 유지 관리비용을 대폭 줄이게 된다.

신사옥이 완공되면 연간 2000t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30년생 소나무 20만 그루가 흡수하는 분량이다. 또한 에너지효율 1등급 건물로 설계하여 일반 오피스 건물과 비교할 때 약 40%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고 연간 7억 원의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혁신도시는 녹색건축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지방 이전 공공기관들도 신사옥을 저탄소 및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만들어 녹색건축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녹색건물의 표준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구를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