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한규]北 서해 5도 기습 도발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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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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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규 예비역 제독 협성대 겸임교수
임한규 예비역 제독 협성대 겸임교수
정부 고위 소식통은 최근 “북한이 황해도 고암포에 건설 중인 대규모 해군기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공기부양정과 공기부양 전투함을 보관하는 육상 계류장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서해 5도에서 불과 50∼60km 정도 떨어져 있는 이 기지는 공기부양정(LCAC)을 이용해 특수부대를 침투시키는 곳이다. 당초 북한은 공기부양정을 주로 서해 5도에서 200∼300km 떨어진 평안북도 철산반도에서 운용했으나 이를 전진배치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최전방인 해군 사곶 8전대에 경비정과 고속정을 전진배치했고, 서해 5도 침공을 가상한 대규모 상륙훈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부양정은 방어 전력이 아닌 순수한 기습공격 전력이며, 고암포에서 백령도에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20분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력을 그동안 철산반도에서 운용해온 것은 유사시 태안반도나 경인지역에 기습 상륙시켜 후방을 교란하고 마비시킨다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북한이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기지를 건설하고 침투용 전력을 최전방에 전진배치하는 것은 특별한 의도가 있어 보인다. 위에서 지적한 여러 상황을 유추해 볼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의도는 서해 5도 가운데 일부 도서의 기습강탈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적극적인 대비를 하고 있는가.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기습상륙에 대한 대책으로 서해 5도에 500MD 공격헬기 몇 대를 백령도에 긴급 배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5도는 북한 황해도 해안 일대와 비교하면 바다 가운데 몇 개의 점(點)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작은 이들 섬에 공격헬기 외에 아무리 많은 무기체계를 증강시켜도 북한의 엄청난 지상 화력에 맞설 수 없다. 무엇보다 북한은 지리적으로 지속적인 군수 지원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본토와 격리돼 있어 초전에 신속한 지원이 불가능하고 기상에 따라 후속 군수 지원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미봉책으로 제2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당하는 우(憂)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서해 5도와 주변 우리 영해를 통합한 영토에서 해군과 해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하는 개념을 강구해야 한다. 먼저 그들의 기습 침투로에 수중음향센서를 매설하여 고속 표적의 조기경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서해 5도에는 ‘메두사’(70mm 로켓) 등 대(對)상륙 첨단무기를 증강하고 이를 요새화하여 생존성을 높여야 한다. 여기에 더해 해군의 강점인 엄밀성과 기동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즉 수상함과 잠수함, 항공기 등 모든 해상전력에 수상 표적 공격용 미사일을 다량 탑재하여 유사시 공기부양정을 3차원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도록 해야 한다. 최종 잔류 공기부양정은 해병의 무기체계로 섬멸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외부의 침입에 대한 정보를 소홀히 하여 민족적 비극을 반복해 왔다. 북한의 정치적 불안과 3대 세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돌출행위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국가안보가 어떤 정책보다도 우선시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여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임한규 예비역 제독 협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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