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의 사이버 테러와 잠수함 기동훈련 뭘 노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03시 00분


3월 4일 청와대를 비롯해 국내 40여 기관 사이트를 겨냥했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주체가 북한 체신성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009년 7월 발생한 디도스 공격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북한 체신성이 외국의 서버를 이용해 범행을 주도했다고 발표했다. 3월 공격으로 10만여 대의 컴퓨터가 감염됐고 2009년에는 100여 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파괴됐다.

북한의 대남(對南) 사이버 테러는 거의 전방위 수준이다. 북한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3월 우리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공격했다. GPS 교란에 이어 디도스 공격도 체신성이 주도한 국가 테러가 분명하다. 미국 하원의원 8명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한 이유를 새삼 일깨워 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북한 체신성에 GPS를 교란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내려했으나 북한이 접수를 거부했다. 북한에 디도스 공격을 포함해 사이버 테러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할 필요가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GPS 교란에 우려를 표명한 전례를 활용하면 북한의 사이버 테러를 중지시키기 위해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

북한이 3월부터 동해와 서해에서 상어급 잠수함 5, 6척을 동원해 원해(遠海)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 잠수함이 추위가 가시지도 않은 이른 봄에 기동훈련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상어급은 북한 해군의 주력 잠수함으로 전형적인 공격 무기다. 북한은 길이가 기존의 상어급보다 5m나 큰 신형을 훈련에 투입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연어급 잠수정을 이용해 천안함을 공격했다. 당시 우리 군은 서해 5도 해역은 수심이 40여 m로 매우 얕고, 조류는 3∼4노트로 매우 빨라서 잠수정 작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정보 당국에서 북한 연어급 잠수정이 모선과 함께 기지를 떠났다는 통보를 받고서도 연례적인 훈련으로 판단해 대비를 소홀히 했다.

북한에 또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3월 잠수함 기동훈련 같은 이례적 군사동향에 특별한 경계심을 갖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15일은 김일성 출생 99주년이 되는 날이다. 3대 세습 체제 구축에 혈안이 된 북한이 도발의 기회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과 정보당국은 무력도발이든 사이버 테러든 김정일 집단의 평화파괴 행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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