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은 ‘3代세습 보호국’으로 남을 건가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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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그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대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 “그것은 북한의 내부 사무”라고 논평했다. 김일성에서 김정일을 거쳐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3대(代) 권력세습이 중국에는 놀랄 일도 아니며 간섭할 일도 아니라는 반응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노동당 총비서 재추대를 축하했다.

중국의 반응으로 보아 지난달 김 위원장의 방중 때 김정은이 동행했고 후 주석에게 권력승계에 관한 언질을 준 것이 확실해 보인다. 북한은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을 때와는 달리 김정은의 후계자 확정을 즉각 공개했다. 북한이 중국 지도부로부터 사전에 권력 승계를 승인받지 않았다면 이렇게 전격적이고 노골적으로 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부자손(父子孫)의 권력세습은 어떤 공산주의국가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도 중국이 2대 세습을 넘어 3대 세습에 나선 북한을 ‘내정불간섭’을 핑계로 사실상 두둔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중국 누리꾼들도 “사회주의가 세뇌 세습 독재와 같은 말이 됐느냐”며 북한을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은 3대 세습이 몰고 올 파장을 북한 내부 문제로 치부하는 단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은 중국의 세습 인정에 대해 김정일의 정책을 김정은이 이어가도 좋다는 허가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개혁개방 요구도 계속 거부할 게 뻔하다. 김정일의 정책 궤도를 그대로 답습할 독재정권이 2400만 주민에게 닥친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 민생에 전념할 리도 없다. 탈북자로 인한 중국의 부담과 고민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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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국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을 보호하는 국가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다. 그런 나라라면 아무리 경제력이 커지더라도 세계의 지도국으로서 존경을 받을 수 없다. 중국은 60년 전 6·25전쟁 때 항미원조(抗美援朝)를 외치며 북한을 돕던 냉전시대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천안함 폭침(爆沈)을 자행한 북한을 한사코 감싼 것도 모자라 3대 세습까지 보호한다면 국제사회의 손가락질을 면하기 어렵다. 북한이 중국처럼 집단지도체제에 의한 지도부 교체라도 할 수 있도록 훈수하는 편이 중국에 어울리는 대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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