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성화고, 서민의 ‘계층이동 사다리’로 활성화해야

동아일보 입력 2010-09-18 03:00수정 2010-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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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옛 실업고) 학생들은 현재 전 국민의 40%가량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만 수업료 면제를 받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모두가 연간 120만 원에 이르는 학비를 지원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업료 낼 돈이 없어 교육을 못 받았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게 될 것이다. 교육이야말로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통로라는 점에서 특성화고 지원은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성화고에 우수 인재가 몰리면 국가발전에 필수적인 산업기능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 특성화고 졸업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83%에 이르는 대학진학률 거품이 꺼지고 대졸 실업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부유층 중산층까지 공짜 점심을 주는 전면 무상급식보다는 저소득층의 미래세대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이다.

정부가 무상보육 확대, 특성화고 학비 전액 지원, 다문화가족 지원 확충 등 3대 핵심과제에 2011년 3조7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늘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상황인데 복지예산이 정부 총지출 증가율보다 높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저출산의 극복과 소외계층을 보듬는 사회통합 정책은 다른 부문의 예산을 줄여서라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영유아 무상보육 지원 대상을 전체 가구의 70%로 확대한 것은 지출이 아니라 국가의 영속을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 저소득층 위주의 기존 저출산 대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한 데서 보듯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야말로 저출산 극복의 핵심이다. 보육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여성들이 자녀 낳을 마음을 먹게 된다. 맞벌이가구를 ‘월 소득 600만 원’까지 보육료 지원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환영할 만하다. 저출산의 덫에 걸린 유럽과 일본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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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럽처럼 정부보조금만으로 살 수 있게 만들어 일할 의욕마저 꺾는 복지병(病)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지원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고 재정만 축내는 복지도 곤란하다. 복지예산은 한 번 늘리면 다시 줄이기 힘들다는 점에서 도입부터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복지정책을 모두 포퓰리즘이라고 몰아붙여선 곤란하다. 여성이 육아 부담 없이 아이를 낳고, 가난한 청소년이 교육을 받아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대한민국의 공존(共存)을 위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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