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휘주]세계 주요국들, 호국선열에 보상-예우 깍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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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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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한 선열의 헌신이 더욱 빛나는 뜻 깊은 6월(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본다. 지난 1세기는 우리 민족이 영욕을 함께한 역사였다. 항일 투쟁 시 겪었던 나라 잃은 설움, 6·25전쟁 때 겪은 동족상잔의 참혹함 등 시련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처럼 건강하고 자랑스러운 국가가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새삼 실감한다.

선열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며 국가를 살찌우고 건강하게 만드는 성공의 역사, 기적의 역사, 그리고 피와 땀의 역사를 써 왔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준 순국선열, 호국영령,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꾼 희생자의 영령 앞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며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과거를 잊고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는 교훈과 같이 오늘날 세계를 주도하는 선진국은 한결같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에게 보상과 예우를 하면서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 발전시킨다.

예컨대 미국은 워싱턴 탑을 중심으로 한국전과 베트남전 참전 기념비, 국립묘지 등 보훈상징물을 연계해 국가정체성 확립의 기제로 활용한다. 캐나다는 오타와 국회의사당 내에 전사자의 명부를 비치하고 매일 한 장씩 넘기면서 희생정신을 기리며 의사당 맞은편 무명용사탑 4각형 주춧돌에는 6·25전쟁과 제1, 2차 세계대전 참전 기념탑을 세워 전사자를 추모한다. 프랑스는 개선문 하단에 ‘꺼지지 않는 불꽃’을 밝혀 무명용사의 정신을 기린다.

국가기념일을 만들고 범국민적 추념행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미국은 5월 마지막 월요일에 국회 앞 정원에서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한다. 영국은 참전용사가 참석한 자리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인 11월 11일 현충일을 ‘포피 데이(Poppy Day)’라고 하여 모조 양귀비 헌화식을 비롯한 기념행사를 치른다. 호주는 4월 25일 재향군인 및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안자크 데이(ANZAC Day)에 퍼레이드 등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프랑스는 5월 8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에 맞추어 정부 인사와 유가족이 참석하는 국민적 추념행사를 통해 국가정체성을 고양해 나간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선열이 보여준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 그분들이 목숨으로 지키고자 했던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금 확인하고 기억했으면 한다. 역사는 선열이 만든 삶의 거울이자 우리와 후손이 꾸려 나갈 미래의 교과서이다. 선열의 뜨거운 나라사랑 열기 속에 모든 불신과 갈등을 녹아내고 신뢰와 화합을 통해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창출하기 바란다.

고휘주 국립 4·19민주묘지 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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