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 世代교체, 국민에 희망 주느냐가 관건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한나라당에서 6·2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과 더불어 세대(世代)교체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야권(野圈)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출신에서 40대와 50대 초의 광역단체장이 등장함으로써 세대교체가 가시화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사의(辭意)를 표명해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을 증폭시킬 조짐이다.

여권(與圈)과 야권 간에는 다음 총선과 대선을 두고 큰 싸움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선거 승리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야권은 벌써부터 2년여 뒤의 정권 탈환을 시야에 떠올리는 듯하다. 전략적으로 ‘부자 몸조심’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이에 비하면 여권의 상황 인식은 안이하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변화 요구가 나오고는 있지만 그다지 절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청와대는 반(反)한나라당-반MB(이명박 대통령) 대연합의 물밑 움직임에도 별일 아닌 것처럼 조기 인적쇄신에 거부감을 내비친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패배는 민심 이반 탓이 크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에서 한나라당 39.8%에 비해 민주당 35.1%, 민주노동당 7.4%, 진보신당 3.1%가 보여주는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야권은 연대와 대연합을 통해 범야권 지지의 총합(總合)을 이끌어냄으로써 승리했다. 이런 시도는 지방정치 실험을 통해 더욱 공고해지고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MB-한나라당 정권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세대교체론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세대교체를 통해 고인 물을 흘려보내야만 정치의 활력이 살아날 것이다.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특정인 대세론에 갇혀만 있어서는 거센 도전을 돌파하기 어렵다. 세대교체는 세계정치에서도 새바람을 일으킨 핵심 에너지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의 새 총리가 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와 그의 파트너로 부총리를 맡은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도 40대다. 여권에도 전·현직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새로운 인물이 많다.

물론 세대교체가 만능은 아니다. 만사(萬事) 신선함과 경험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 단순히 선거 패배에 따른 반동적(反動的) 의미의 세대교체는 거품에 그칠 수 있다.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정치, 국리민복(國利民福)에 기여함으로써 민심을 얻는 국정운영으로 이어지는 세대교체라야 진정한 의미가 있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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