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최강]北의 호전적 태도, 中 정책변화 부를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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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의 강력한 경고는 北변화 이끌겠다는 의지
국제적 압력 고민하는 中…전략적 동반자 시험대에

천안함 사태가 사건 조사 단계를 넘어 대응 단계로 진입했다. 한반도 안보 상황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고 세계의 이목과 관심이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관련국들 간의 협의도 매우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6일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취한 조치를 높이 평가하고 미국은 어려운 시기에 한국과 함께할 것이며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힘과 동시에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또 미국이 일방적으로 취할 수 있는 추가 제재조치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클린턴 장관은 한미동맹과 한국 정부에 대한 확고한 지지, 중국에 대한 협력 촉구, 그리고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클린턴 장관의 언급에서 우선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과시하고 미국의 대(對)한국 방위공약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의 추가 도발을 예방해 안보 불안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아직까지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관련국들에 냉정함과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과 건설적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북한에 책임을 묻겠다는 매우 강력한 경고와 함께 북한이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음을 지적해 북한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했다. 즉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천안함 사건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변화하는 계기로 만들어 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사태 해결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 중국을 설득해 협력을 확보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한미일 3국 협력, 나아가 국제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 활동이 전개될 것이다. 그 결과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에서 중국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다. 이번 주말에 열릴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일차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고 중국과 한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북한의 판단과 행동이다. 북한은 상황이 결코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사 결과와 대응조치 발표 이후 북한이 취한 행동에서 잘 드러난다. 일단 북한은 남북관계의 전면 중단이라는 카드를 내세웠고 무력 사용 의지도 밝혔다. 이런 북한의 호전적 태도는 북한의 의도와는 반대로 한미일 3국 공조와 국제연대를 강화시키고 스스로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낳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당분간 한반도에는 다수의 불안정 요인과 도전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안보 도전은 진정한 안정과 평화로 가는 길목에서 맞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것들이다. 협박과 위협에 굴복한다면 우리는 안보불안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불안과 도전이 있을지라도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와 안정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우리는 지혜를 모으고 국론을 결집해 도전과 시련에 맞서야 한다.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굳건히 하고 원칙과 의지를 견지해 정상적인 남북관계를 도모하며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북한을 정상 국가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안보 구도와 질서가 변화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 강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미주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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