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이 NLL 해상에 포를 쏘면 우리도 맞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북한군이 어제 오전과 오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접 해상으로 해안포 수십 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25일 우리 해역(海域)이 포함된 백령도 동북쪽과 동남쪽 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지 이틀 만에 해안포 도발을 했다. 이에 맞서 우리 군은 경고사격을 하고 국방부는 도발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경고 전통문을 북한에 보냈다. 북한이 항행금지 기간을 3월 29일까지로 설정하고 포 사격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해안포 발사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듯하다.

1953년 NLL이 설정된 이후 북한이 항행금지구역에 우리 해역을 포함시키고 NLL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는 우리 해역으로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NLL에서 북쪽으로 불과 2.7km 떨어진 해상에 쏟아졌다. 군이 백령도와 소청도의 벌컨포를 동원해 경고사격을 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다. 우리 군의 교전수칙은 북한이 NLL이나 군사분계선 너머로 포탄을 쏘면 똑같이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은 북의 도발을 반드시 격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마땅하다. 북한은 불과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서해상에서 우리 군함을 선제공격했다. 도발에는 강하게 대응해야 추가 도발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

북한은 NLL을 무력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억지 공세를 폈다. 반세기가 넘도록 유지된 NLL을 멋대로 고치자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북한 정권이 평화협정 체결 운운하지만 걸핏하면 무력도발로 평화를 깨는 호전적 집단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저들이 바라는 금강산 개성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해안포는 최대 사거리가 27km로 불과 12∼17km 떨어져 있는 백령도와 연평도를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은 사거리 95km인 실크웜 미사일과 90km인 샘릿 미사일도 서해안에 배치했다. 엄중한 사후 대응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공격 징후를 미리 파악해 저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서해 5도에 대(對)포병 레이더를 설치해 북한의 포 발사 지점을 신속하게 포착하게 되면 대응사격이 무서워서라도 북한은 해안포 공격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위협과 도발을 수반한 북한의 잔꾀에 흔들리지 말고 실질적인 방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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