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강홍렬]이제 인터넷 키워드는 ‘개방’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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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일상적인 삶의 많은 내용이 진행되는 하나의 수단이자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인터넷이 모든 네트워크의 의미와 내용을 대신하면서 데이터나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은 모두 인터넷을 전제로 설계된다. 데이터를 교환하는 기술적인 수단을 떠나 인터넷은 사회적 소통이 이루어지고 사회공동체를 구성하는 공간이 됐다.

구글-MS등 선진기업의 시사점

인터넷은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 전반의 거의 모든 변화를 대변한다. 인터넷과 관련한 변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사회 전반의 변화 역시 빠르게 진행된다. 그만큼 미래의 인터넷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가 결국 우리의 미래를 설명한다. 인터넷의 확산에 따른 변화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등 단순한 생활양식부터 형이상학적 인지, 즉 철학적인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거대 트렌드의 핵심인 인터넷은 기술적으로는 대단히 단순하다. 인터넷이 요구하는 내용, 즉 인터넷 프로토콜(IP)을 만족하는 한 어떤 기술이든 서로 연결되고 같이 작동할 수 있다. 이런 인터넷의 최소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한 어떤 내용의 정보나 일, 소통이든 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으로 삶의 가치를 생성하는 데 이슈가 되는 것은 인터넷의 하드웨어 네트워크 등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인터넷을 어떻게 이용하고 어떤 정보를 수용하며 무엇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의 문제이다. 최근 인터넷의 진화나 차세대 인터넷의 논의, 특히 웹 2.0 등과 관련된 내용은 네트워크의 기술적인 이슈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법, 인터넷을 통한 소통 양식, 인터넷 공간과 현실의 일상을 결합하는 방식, 인터넷을 이용하여 뭉치고 흩어지는 과정 등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네트워크 인프라의 확보에 매달려 있던 정책적 관심을 인터넷 이용의 차원으로 옮겨야 하는 시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데이터와 지식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숫자로 그 양을 가늠하는 것 자체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와 정보가 인터넷이라는 환경에 의해 저장, 소통, 분석되고 있다.

미래의 인터넷은 무수한 정보를 어떻게 정리할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얼마나 확보할지, 우리의 인지능력에 맞추어 더욱 많은 정보를 어떻게 분석하고 이용할지 등의 문제에 좌우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도와주고 쉽게 만드는 것이 인터넷 서비스가 담당하는 역할이고 인터넷에서 기업이 가치를 생성하는 방편이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인터넷 선진 서비스기업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경쟁이다. SW 플랫폼은 미래의 인터넷에서 이용자가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 많은 정보 중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 방법 등을 제공한다. 플랫폼 경쟁의 대표적인 예로 최근 구글 진영의 오픈소셜과 MS 진영의 페이스북 코드 공개로 시작된 소셜네트워킹 플랫폼 경쟁을 들 수 있다. 미래 인터넷에서의 승자는 결국 인터넷의 이용방법에서 거버넌스를 확보하는 것에 달려 있다.

누구나 참여하는 플랫폼 경쟁

어떤 이는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진행되고 있는 많은 내용은 국내 인터넷기업이 시도했던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성공하고 우리는 그다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아이디어를 개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습으로 가다듬어 플랫폼화(운영체제 공개)한 반면 우리는 그러지 못한 데 해답이 있다. 구글이나 MS가 성공을 위해 선택하는 전략의 방향이 그러하다. 우리도 미래의 인터넷에서 승자가 되고자 한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진취적인 접근방식도 필요하겠지만 이를 이용해 더욱 개방적인 방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화의 노력이 필수이다.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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