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컬럼]김경수/전자상거래 살길은 전문화-차별화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7시 24분


요즘 세미나장에 들어서면 뭔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정보를 꼭 얻어 가겠다는 참석자들의 열기와 의지가 느껴진다. 세미나에 참석한 소호(SOHO)업자나 중소기업들은 전자상거래 인프라가 저렴해지고 여건이 좋아진 덕분에 쉽게 사업화를 결정한다. 하지만 90% 이상이 몇 개월만에 문을 닫는다.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가파르게 흐르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전자상거래(B2C) 업체들이 주주들에게 배당금까지 나눠주기는 어렵다. 더구나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무명의 중소 개인 사업자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여 사업을 꾸려 나가는 일은 매우 어렵다.

초기 시장선점을 위한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가격인하 경쟁,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의 견제, 공급 업체들의 가격질서 요구, 온―오프라인 불평등 과세환경 등 중소 개인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하나하나가 난제들이다. 고객의 신뢰를 얻는 일,즉 공신력을 확보하는 일도 문제다.

대기업이나 창투사로부터 이미 많은 자금을 모은 기업이라면 TV, 신문에 집중적으로 광고해 공신력을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 개인 전자상거래업체에는 극복하기 힘든 진입장벽이다.

공신력 없는 무명의 온라인 상거래업체가 고객에게 대금을 먼저 내고 물건이 올 때까지 기다려주길 바라는 것은 분명 무리다. 차별화되어 있지 않거나 전문화되어 있지 않은 평범한 사이트일수록 진입장벽은 높아진다.

여기에서 개성있고 취급하기 어렵고 전문적인 지식과 상품으로 무장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정보와 상품의 희소성 때문에 공신력의 여부를 떠나 관심을 가질 것이다. 쉽고 신속하며 저렴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기 중심적 역량만을 토대로 전자상거래를 구축해서는 곤란하다. 고객의 요구를 철저히 분석해 그에 부합되는 부분을 사업으로 연결하는 고객 중심적 역량에 토대를 둔 사업은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난이나 꽃 배달을 취급하는 화원을 예로 들어보자. 축하선물의 상징인 난초가 거의 모든 사무실에서 전문 지식이 없는 직원들 틈에서 매일 죽어 나가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난에 물을 주는 주기,영양분을 공급하는 시기에 맞춰 쪽지 알람이나 E메일을 보내주고 전자게시판을 통해 담당자들에게 정보도 제공하면서 화훼와 관련된 상품을 평소에 진열해두자. 개인 화훼업자에게는 훌륭한 B2C사업이 될 것이다.

김경수 인터넷공동구매 대표이사kskim@my0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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