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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스크린, 더 깊은 감정[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큰 스크린, 더 깊은 감정[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엔니오 모리코네 작곡의 오리지널 주제가만 들어도 세피아 톤의 향수에 젖어 들게 하는 추억의 명화가 있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시네마 천국’(1988년·사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똘똘하고 장난기 많은 꼬맹이 토토는 동…

    •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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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과 자유의 조화, 생상스[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전통과 자유의 조화, 생상스[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올해는 생상스 서거 100주년이다. 어린 시절 명상 시간에 늘 나오던 ‘동물의 사육제’의 ‘백조’나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에 함께 흐르던 ‘죽음의 무도’가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 ‘두 개의 히트곡’이 생상스의 전부일까. 그의 진정한 업적은 무엇일까. 생상스는 혜성과 같이 프랑…

    •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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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론 없음의 세계[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결론 없음의 세계[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존 쿠체의 소설 ‘엘리자베스 코스텔로’(들녘·왕은철 옮김·2005년)의 주인공인 호주의 저명한 60대 여성 소설가 엘리자베스 코스텔로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녀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리얼리즘, 동물, 인간, 채식, 악, 신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로 …

    •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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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음과 눈물 버무린 ‘마살라’의 맛[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웃음과 눈물 버무린 ‘마살라’의 맛[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잔학무도한 마적단 두목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름 정직한’ 2인조 무장강도를 섭외한다는 것이 라메시 시피 감독의 인도 영화 ‘화염(Sholay·1975년)’의 이야기다. 이 두 무법자가 믿을 만하다는 것, 용감무쌍하고 수완이 좋다는 것을 어떻게 알까? 외진 마을의 유지인 타…

    • 20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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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의 음악, 그 행복한 조화의 순간[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봄의 음악, 그 행복한 조화의 순간[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사람의 얼굴에다 그렸다. 모두가 바깥 환경을 묘사할 때, 자연이 인간의 내면에도 깃든다는 단순한 진실을 재치 있게 포착해낸 것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인간은 자연을 소재 삼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

    •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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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폐허를 걷는 사람[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역사의 폐허를 걷는 사람[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토성의 고리’(이재영 옮김·창비·2011년)는 단 네 권의 소설로 위대한 현대 독일문학의 반열에 오른 W G 제발트의 세 번째 소설이다. 1992년 어느 여름, 고대 왕국의 터였던 영국 동남부 지방을 도보 여행한 사람의 사색기라고 정리할 수 있을까. ‘나’의 발길이 닿는 곳곳마다 문…

    • 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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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경삼림’ 그때 그 시절 홍콩[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중경삼림’ 그때 그 시절 홍콩[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하루에 한 번, 편의점에 가서 유통기한이 1994년 5월 1일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찾아 모으는 남자가 있다. 파인애플을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4월 1일 만우절에 헤어지자고 해서 농담이 한 달만 가길 바라며, 농담이 아니었다면 본인의 생일인 5월 1일 그 통조림을 모조리 다 먹고 그녀를 …

    • 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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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렘과 경탄, 봄날의 교향곡[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설렘과 경탄, 봄날의 교향곡[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베토벤의 교향곡 아홉 개 가운데 봄에 가장 어울리는 것을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4번을 택한다. 따뜻하고, 밝고, 약동하는 교향곡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작품은 더 유명한 3번 ‘영웅’과 5번 ‘운명’ 사이에 끼어 있어 찾는 이도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이 곡이 없었더라면 베토벤 교향…

    •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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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앞에서[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문 앞에서[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나쓰메 소세키(1867∼1916)라고 하면 20세기 초반 근대문학의 태동기에 근대적인 인간을 문학적으로 그려낸 대표적인 소설가로 평가받지만, 이 글에서는 조금 사소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바로 눈앞에 있는 문을 열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 관해서 말이다. ‘산시로’ ‘그 …

    •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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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주 앉아 이야기한다면[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마주 앉아 이야기한다면[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몇 년 전 ‘포켓몬 Go’라는 위치 기반 증강현실 게임이 한창 유행할 때였다. 국내에서 개최된 한 국제영화제에 온 미국인이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에서 포켓몬이 발견됐다며 포켓몬을 잡으려 DMZ 투어를 신청했다고 신나서 자랑하던 게 생각난다. ‘그래, 우리 민족의 분단 현실이 제…

    • 20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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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유혹에 약한 눈과 귀여![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아, 유혹에 약한 눈과 귀여![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시원한 파바로티의 목소리 때문일까. 아니면 모 기업의 기발한 광고 덕분일까.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에 나오는 ‘여자의 마음’은 취향을 떠나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가 되었다. 우리말로 번안해 불러도 어색함이 없는 선명한 선율, 상쾌하고 흥겨운 삼박자의 리듬은 듣는 이를…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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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즈는 미래를 요구한다[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재즈는 미래를 요구한다[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음악 때문이었어.” 1917년 7월 1000여 명의 흑인이 인종차별에 항의해 미국 뉴욕의 맨해튼까지 걸어갔던 ‘침묵의 행진’을 떠올리며 한 여자는 말한다. 이스트세인트루이스에서 벌어진 백인들의 폭동으로 수백 명의 흑인이 사망한 직후였다. 이 모든 끔찍한 폭동과 시위가 일어난 까닭이 …

    •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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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의 시대, ‘에델바이스’의 향수[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극단의 시대, ‘에델바이스’의 향수[클래식의 품격/노혜진의 엔딩 크레디트]

    얼마 전 캐나다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별세했을 때, 그가 주연한 1965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찾아보게 됐다. 셰익스피어 연극에서 활약하던 플러머는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에 참가하면서 ‘폰 트랩 대령’ 역할에 깊이와…

    •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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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왕, 공감 없는 사회의 비극[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마왕, 공감 없는 사회의 비극[클래식의 품격/나성인의 같이 들으실래요]

    강렬한 셋잇단음표의 연타! 폭주하는 말발굽 소리가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한번 들으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독일 가곡 최고의 히트작은 불과 열일곱 청소년의 손에서 나왔다. 소년은 키 작은 안경잡이였지만 가슴속만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샘솟는 악흥을 길어내는 대신 교…

    • 20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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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고 아득한 내면의 바다에서[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깊고 아득한 내면의 바다에서[클래식의 품격/인아영의 책갈피]

    ‘등대로’(1927년)는 버지니아 울프가 45세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1909년부터 1919년까지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 군도에 있는 별장에서 램지 부부, 여덟 명의 자녀 및 별장에 초대된 손님들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대로’는 줄거리 요약으로 포착하려 하면 지나치게 앙상…

    •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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