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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한 스푼

미술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창의성의 이야기로 한 스푼의 영감을 채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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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 귀걸이 속 반짝이는 욕망…베르메르 그림 속 숨은 이야기들[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오늘은 유럽과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라익스미술관의 전시 ‘베르메르’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제 주변에도 이 전시만을 보기 위해 네덜란드행 비행기 티켓을 끊을지 고민하는 분이 계실 정도로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시인데요.개막 전부터 사전 티켓 10만 장의 예약이 마감되더니, 개막 후에는 입장권 45만 장이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6월까지 열리는 전시를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이 전시에 왜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리는지, 또 어떤 작품들이 나왔는지 소개하겠습니다.기획 기간 7년…생애 다시 보기 힘들 전시네덜란드 델프트에서 활동했으며, 살아있는 동안 그림을 팔아 11명의 자녀를 키우며 어렵지 않게 살았지만 말년엔 가난해져 빚을 남기고 떠난 예술가. 베르메르는 15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이중 4명은 출생 직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이것이 요하네스 베르메르(페르메이르·1632~1675)에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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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퐁피두센터의 깐깐한 작품 관리에는 ‘윤리’가 있다[영감 한 스푼]

    미술관에서 전시가 끝나면 작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자리로 돌아가는 걸까요? 작품을 상자에 넣어 수장고에 보관하는 것 이상의 훨씬 복잡한 과정이 있습니다. 특히 그 작품이 바다 건너 먼 외국에서 온 것이라면 말이죠. 얼마 전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막을 내린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이 그랬습니다. 이 전시는 프랑스 조르주 루오 재단, 말랭그 갤러리와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 소장품이 한자리에 모였답니다. 전시가 끝나고 작품들은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가야 했는데요. 이 모든 과정은 미술관에 소속된 ‘쿠리에’(작품 호송인)가 점검합니다. 이 역할을 위해 한국을 찾은 퐁피두센터의 보존복원가 A 씨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인터뷰이가 개인 사정으로 익명을 요청해 A 씨로 표기합니다). 모든 것은 ‘쿠리에’의 눈앞에서지난달 29일 전시가 끝나고 다음 날 퐁피두센터의 쿠리에를 기다리던 미술관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전남 광양까지 온 쿠리에가 한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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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가 끝나면 작품은 어떻게 옮길까?[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미술관에서 전시가 끝나면 작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자리로 돌아가는 걸까요? 작품을  상자에 넣어 수장고에 보관하는 것 이상의 훨씬 복잡한 과정이 있습니다. 특히 그 작품이 바다 건너 먼 해외에서 온 것이라면 말이죠.얼마 전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막을 내린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이 그랬습니다.이 전시는 프랑스 조르주 루오 재단, 말랭그 갤러리와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 소장품이 한 자리에 모였답니다.전시가 끝나고 작품들은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가야했는데요. 이 모든 과정은 미술관에 소속된 ‘쿠리에’(작품 호송인)가 점검합니다.이 역할을 위해 한국을 찾은 퐁피두센터의 보존복원가 A씨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뷰이가 개인 사정으로 익명을 요청해 A씨로 표기합니다.)모든 것은 ‘쿠리에’의 눈 앞에서지난달 29일 전시가 끝나고 작품 철거 날, 퐁피두센터의 쿠리에(작품호송인)를 기다리던 미술관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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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텔란에게 물었다 “바나나 먹혔을 때 기뻤죠?”[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지난주 뉴스레터에서 막 개막한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사실 1월부터 리움미술관 연간 전시 계획에 카텔란이 있는 것을 보고 미술관에 전화를 걸었답니다.“카텔란 인터뷰는 안하나요…?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데이비드 다투나가 바나나 먹었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묻고 싶어요… 카텔란이 그거 답 하나만 해줘도 재밌는 얘기가 될 거 같아요…”그런데 카텔란은 평소에도 언론 인터뷰를 잘 하지 않고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얼마 뒤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연락을 미술관에서 받았고, 전시 개막 다음날 바로 질문을 보냈습니다.카텔란이 거의 일주일만에 답을 보내와 오늘은 뉴스레터로 서면 인터뷰 내용 전문을 공개합니다.🔥답변을 받은 제 느낌은.“이 사람 정말 새침하고 냉소적이네…!” (혹은 그런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하네)였습니다. 그래서 원래 레터를 구어체로 작성했는데 오늘은 서면의 느낌을 살려 문어체로 정리해보겠습

    • 202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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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종의 시대…예술도 선 넘기가 유행![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은 최근 국내에서 개막한 유명 작가의 두 전시를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무라카미 다카시 개인전, 그리고 리움미술관의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입니다.두 작가는 소셜 미디어와 언론에서 독특한 겉모습이나 황당한 해프닝으로 화제가 되며 비교적 잘 알려져 있죠. 전시된 작품들이 흥미롭고 유명하다는 것은 기본 전제이고, 또 즐겁게 보신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오늘 뉴스레터에서는 무라카미와 카텔란의 개인전에 대한 좀 더 솔직하고 개인적인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편하게 의견 보내주세요!독하고 별나야 눈에 띈다올해 기대되는 전시 중 하나였던 무라카미와 카텔란의 개인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선 넘기’였습니다. 무라카미는 작가의 캐릭터를 통해, 카텔란은 도발적인 작품을 통해 선을 넘으면서 영리하게 미디어의 주목을 이끌어 냈죠.기자간담회를 위해 부산을 찾은 무라카미의 모습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카

    • 20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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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 하나에 욕망 한 조각…세계를 사로잡은 구사마의 점[영감 한 스푼]

    요즘 미술계 사람이라면 한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이 작가’를 마주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호박 모자를 쓴 로봇, 파리 샹젤리제의 건물을 집어 삼키는 인형까지…. 패션 브랜드 루이뷔통과 협업한 일본 예술가 구사마 야요이(94)의 이야기입니다. 다소 기괴한 조형물을 보고 호사가들은 “아흔 넘은 예술가가 동의한 게 맞느냐”며 음모론을 제기합니다. 그러나 제게 더 흥미로운 건 예술가가 본인의 캐릭터까지 사랑받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가장 유명할 작가인 피카소도 작품으로 사랑을 받았는데 말이죠. 구사마는 어떻게 대중을 사로잡은 걸까요?안락한 소파에 돋아난 돌기 홍콩 M+ 미술관에서는 구사마의 작품 200여 점을 선보이는 회고전 ‘구사마 야요이: 1945년부터 현재까지’가 열리고 있습니다. 구사마의 고국인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 전시에서 초기 조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는 푹신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할 소파 위에 통통한 돌기들이 빽빽하게 돋아나 있죠. 미술관은 ‘식물의

    •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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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을 인정하니 갑옷이 생겼다, 예술가의 생존법[영감 한 스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은 글로벌 미술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밀레니얼 작가 제이디 차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마고할미’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그 후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간 제이디 차는 지난해 하우저앤워스 뉴욕 갤러리 그룹전에 참가했습니다. 현재 영국 런던의 공공미술관인 화이트채플에서도 한옥을 모티프로 한 설치 작품을 전시 중이죠.타데우스 로팍이 서울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첫 단체전에도 정희민, 한선우 작가와 함께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예술가로서 어머니의 고향을 다시 찾은 제이디 차의 이야기를들려드리겠습니다.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입구를 지나 내부로 가면 정면에 제이디 차의 자화상 ‘귀향’이 보입니다. 그림 속 여자는 부엌칼과 배추김치가 그려진 외투를 입고, 머리에는 소라를 마치 투구처럼 쓰고 있죠.현란하게 뿜어져 나오는 색 사이로 여자는 관객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마치 귀신과 소통하는 영매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죠.이렇게 거센 기가

    • 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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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같은 토끼, 부활의 토끼, 비싼 토끼[영감 한 스푼]

    ‘흰 토끼를 따라가시오(Follow the white rabbit).’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를 진실의 세계로 이끈 이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도 앨리스는 시계를 든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가면서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를 마주하게 됩니다. 서양에서는 이렇게 토끼가 영리한 듯 멍청하고, 온순한 듯 사나운 알쏭달쏭한 캐릭터이자, 미지의 세계로 이끄는 가이드를 상징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술 속에서는 어땠을까요?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를 꼽으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음 세 작품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끈기가 만든 사실적인 토끼 첫 번째 작품은 ‘북구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렸던 독일 작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수채화 ‘야생 토끼’(1502년)입니다. 언스트 핸스 곰브리치의 책 ‘서양 미술사’에서도 이 작품이 언급되는데요. 곰브리치는 “눈에 보이는 세상을 끈기와 인내로 충실하게 표현해 내고자 한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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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미가 작품? 난해한 다다, 쉽게 이해하기① [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은 ‘현대미술은 난해하다’는 명제를 만들어내는 데 가장 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는 ‘다다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아름답고 평화로운 명화를 기대하고 미술관에 들어섰는데, 엉뚱한 물건들이 단상에 놓인 채 ‘나도 예술 작품이야’라고 외칠 때 관객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게다가 그 작품들이 내 눈엔 더 좋아보이는 그림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면?이런 당황스러운 경험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의문으로만 남아있을 때, 어떤 사람들은 현대 미술은 사기라거나 돈장난이라고 외면하기도 합니다.그러나 그 황당함 자체가 예술적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생각해보셨나요? 이것을 이해하면 미술관 관람은 훨씬 더 즐겁고 의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며 ‘영감한스푼’은 두 차례에 걸쳐 다다 예술의 세계로 떠나보겠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한 상점. 술에 취한 두 남자가 가게를 열심히 뒤지더니 다리미와 작은 못 여러 개, 접착제를 사들고 갑니다.

    • 20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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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일으킨 유럽 문명의 광기를 거부한 ‘헛소리’[영감 한 스푼]

    프랑스 파리의 한 상점. 술 취한 남자가 가게를 뒤지더니 다리미와 작은 못 여러 개, 접착제를 사 들고 갑니다. 이 남자는 젊은 예술가 만 레이(1890∼1976). 그는 다리미 바닥에 못을 일자로 붙입니다. 개인전에서 이를 ‘선물’이라는 작품으로 발표합니다. 이 일화에는 기이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첫째, 왜 다리미를 샀을까? 둘째, 다리미를 왜 못 쓰게 만들지? 셋째, 이게 예술 작품이라고? 술에 취해 한 이상한 짓을 작품이라 우기는 건 아닐까요? 유명하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 준다는데 다리미에 못쯤이야 봐줄 만한 걸까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다다이즘 예술’의 시대로 떠나보겠습니다.모든 정해진 것을 거부한다레이의 ‘선물’은 이 작품보다 더 유명한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샘’이 탄생한 방식과 비슷합니다. 뒤샹은 변기의 기능을 제거하고, 물이 흐른다는 이유로 ‘샘’이라는 작품으로 만들었죠. 레이는 천을 다리는 기능을 못으로 없애 버립니다. 즉 우리가

    •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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