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중단 결정, 세마디 회의로 끝냈다

이건혁 기자 , 최혜령 기자 입력 2017-07-12 03:00수정 2017-07-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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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국무회의록 입수 분석
해수장관 “공사중단” 이낙연 총리 “신중” 문재인 대통령이 “일단 중단하자” 결론
담당 산업-미래장관 한마디도 안해… 정부 “집중논의했다” 발표와 달라
정부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하면서 공사 중단이 가져올 문제점과 법적 논란 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날 공사 중단 방침 결정과 관련해 “국무위원들 간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무회의장에서 의견을 제시한 국무위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단 2명에 불과했다. 관계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원전 건설 중단을 놓고 부처 간 토론이나 사전 논의는커녕 회의 당일 구두보고와 세 마디 회의로 급하게 결정이 이뤄진 것이다. 이렇다 보니 2조6000억 원이 투입된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을 놓고 정부 내부에서조차 엇박자가 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실과 동아일보는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을 단독 입수해 분석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신고리 5, 6호기 논의는 통상적인 의안심의 및 부처보고가 끝난 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구두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일 회의 상정이 예고됐던 안건은 9건이었는데 신고리 문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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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들은 대체로 상정 안건에 대해 미리 통보받고 회의에 참석한다. 하지만 구두보고 안건은 그때마다 이슈가 되는 문제를 긴급하게 다루는 것이라 미리 파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문제를 둘러싼 토론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었는데도 정부는 국무회의가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사실과 거리가 먼 얘기를 했다. 브리핑을 주재한 홍 실장은 “오늘 대통령께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 6호기 문제 공론화 방안에 대해서 국무위원들 간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는 활발한 토론이 생명이다. 대통령이나 총리의 지시를 하달하거나 준비된 안건을 이의 없이 통과시키는 국무회의는 살아 있는 국무회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자체 법률 검토를 거쳐 “정부의 신고리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따를 ‘법적 의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13일 경북 경주 본사에서 신고리 공사 일시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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