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책, 2년전 만들고도 당했다

민병선 기자 ,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5-06-13 03:00수정 2015-06-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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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다녀온 원인불명 폐렴환자는 메르스라고 생각하라”
정부, 2013년 수차례 전문가 회의… 감시-치료 등 구체 대응방안 마련
진단 기술 준비 外엔 실행 안해
정부가 2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대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도 실행하지 못해 현재의 대량 감염 사태를 불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본보는 이와 같은 사실을 담은 ‘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자료의 내용을 단독으로 확인했다. 자문회의가 열렸던 사실은 알려졌지만 그 실체와 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의는 2013년 6월 25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KTX 회의실에서 열렸으며, 보건 의료계 전문가 5명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 총 11명이 참여했다. 이 회의는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병한 메르스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와 보건당국의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관련 회의는 이후에도 수차례 이어졌다.

자료에는 △회의안건 보고 △메르스 발생 현황, 감염 경로 △정부 대비 대응 방안 △생물학적 경보 △심층토론 △정리 마무리 등이 담겨 있다. 이 가운데 메르스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담은 대목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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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방안에는 △중동을 다녀온 원인 불명 폐렴 환자는 메르스로 전제하고 치료 및 관리 △중동에 다녀온 사람의 지속적 감시 및 의료기관 간의 정보 공유 △의료진 상대 메르스 사전 홍보 및 교육 △메르스 진단 기술 사전 준비 등이 포함됐다. 이 방안 가운데 지난달 20일 국내서 메르스 첫 환자가 나오기까지 실행된 방안은 진단 기술 준비뿐이었다. 메르스 감염 사태 초기에도 대응 방안이 실행되지 못했다. 1번 환자의 경우 중동 방문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대응이 늦었다. 의료기관과 의사들에 대한 교육 미비도 메르스를 확산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자문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메르스 대응 지침을 우리 실정에 맞게 고치는 것이 자문회의의 중요한 목적이었다”며 “당시 논의 내용에 포함된 의료진 상대 메르스 홍보가 어떤 이유 때문인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 민병선 기자
#메르스#대책#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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