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석열 총장 “선거범죄 엄정하게 수사… 민주주의 본질 지키는 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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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검사장급 회의, “검찰 정치중립은 생명” 강조
광주지검장, 이성윤 겨냥해 “총장 지시 3번거부 말이 되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선거 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우리 헌법 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제가 취임사, 신년사 등에서 몇 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선거범죄 수사는 정치 영역에 있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해 7월 윤 총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전국 검사장급 회의로,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검찰이 신속한 선거 대비 체제를 갖추기 위해 마련됐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선거 연령 하향,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변화된 선거제도 아래 치러지기 때문에 과거 선거에 비해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 때일수록 여러분이 헌법 질서를 지키는 수호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선거 범죄에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달라”고 했다. 윤 총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누구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반칙과 불법을 저지른다면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응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검찰 구성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선거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도 강조했다. 윤 총장은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은 것으로서,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향후 선거 사건의 수사 착수, 진행, 처리 과정 전반에서 공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일체의 언행이나 처신에 유의해 달라고 했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전국 지검장들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검찰총장이 지시한 사항을 3번이나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상황은 문제고, 앞으로 총장 지시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 지검장은 윤 총장이 회의실을 나가고 전국 18개청 지검장 및 59개청 공공수사부장들만 남자 이 지검장을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이 지검장은 얼굴이 상기됐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 지검장은 윤 총장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지냈으며, 윤 총장 취임 이후 광주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달 22,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활동 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고 이 지검장에게 3차례 지시했다. 이 지검장이 불응하자 당시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3차장검사의 전결로 최 비서관이 기소됐다.

김정훈 hun@donga.com·이호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선거 범죄#검찰 정치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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