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탄광촌에선 삼겹살 대신 금관악기 불며 미세먼지 씻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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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19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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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7년 창단 소나무 브라스밴드 김증섭 음악감독

소나무 브라스밴드 김증섭 음악감독© 뉴스1
소나무 브라스밴드 김증섭 음악감독© 뉴스1
“금관악기는 유럽에선 노동자들을 상징하는 악기였습니다. 특히, 영국의 탄광지역에선 브라스(금관악기)밴드가 마을마다 있어서 고된 노동을 끝낸 광부들이 금관악기를 불며 폐 속에 가득 찬 미세먼지를 씻어냈습니다.”

영국식 금관악기 연주단체인 소나무 브라스밴드를 2017년에 창단한 김증섭 음악감독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를 만나 “금관악기가 노동자의 악기가 된 이유는 현악기에 비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가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음악감독은 “브라스(brass)밴드는 황동으로 제작한 금관악기들을 중심으로하고, 여러 종류의 타악기를 추가한 연주단체”라며 “브리티쉬(영국식) 브라스밴드는 영국식 금관 악기인 코넷, 플루겔호른, 알토호른, 바리톤유포늄 등으로 악기 편성을 다르게 한다”고 말했다.

김 음악감독은 “브라스밴드의 역사는 독일식 악기 편성인 오케스트라만큼 오래돼 1800년대 후반에 영국에서 정착됐다”며 “브라스밴드의 음악은 관현악 중심인 오케스트라보다 훨씬 웅장하고 역동적”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브라스밴드는 1907년 구세군 악대가 최초다. 영국인인 허가두 사관(Colonel Hoggard)이 전도할 때마다 금관악기를 불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해외 선교사관들이 한국에 파견될 때마다 악기를 가져와서 합주를 한 것이 시초가 됐다.

소나무 브라스밴드는 2017년 2월19일 독일 비텐베르크 루터중앙교회에서 창단 연주회를 열었다. 이 악단의 악기 구성은 일반인이 잘아는 트롬본과 튜바를 비롯해 영국식 금관 악기인 코넷, 플루겔호른, 알토호른, 바리톤유포늄 등으로 짜였다. 여기에 드럼, 실로폰, 팀파니 등 타악기가 추가됐다.

2017년 2월19일 독일 비텐베르크 루터중앙교회에서 열린 소나무 브라스밴드 창단 연주회 자료사진© 뉴스1
2017년 2월19일 독일 비텐베르크 루터중앙교회에서 열린 소나무 브라스밴드 창단 연주회 자료사진© 뉴스1
김 음악감독은 창단 계기를 묻자 “코리아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을 연주했는데 금관악기의 저변층을 넓히고 싶었다”며 “금관악기하면 밴드부나 군악대를 연상하면서 좀 노는 아이들의 악기로 치부하는 편견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실력은 사실 금관악기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바이올린 등 현악기는 교향악단 내에서 연주자 수가 많지만 관악기는 대부분 1~4명으로 구성하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밴드 이름을 소나무라고 명명한 이유는 우리나라 건축에서 소나무가 대들보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우리 악단이 금관악기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음악감독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월드 브라스밴드 챔피언십과 내셔널 브라스밴드 경연대회 등 세계 유수의 브라스밴드들이 경연하는 대회에 출전해 상위에 입상하고 싶다”며 “일단 올해 7월에는 내공을 쌓기 위해 해외 연주자들을 초청해 함께 연주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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