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韓 쏙 뺀 풍계리 전략…트럼프·김정은의 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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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23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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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전 의원. 사진=동아일보DB
전여옥 전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북한이 23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취재할 한국 기자단의 명단을 뒤늦게 접수한 것과 관련,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애들 장난이 아니고 ‘김정은 장난’”이라고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결국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보고서 결정을 내린 것. 그 속내 ‘안 봐도 유튜브’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어제 한미정상 만남을 지켜보면서 참 심정이 착잡했다. 물론 미국이 홈그라운드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야말로 ‘트럼프의 원맨쇼’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결국 이 한반도의 평화 과정이 우리 의지가 아니라 ‘트럼프와 김정은, 그 각자 벼랑 끝 전술’에 달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 전 의원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과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 등을 언급한 것 지적하며 “한마디로 트럼프는 작심을 하고 김정은에게 펀치를 날렸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실무방문을 할 때는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 단독회담을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단독 만남은 21분. 트럼프는 언론들의 길어야 5분 정도인 ‘만남 사진’ 찍는 현장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해버렸다”며 “예상치도 못한 호기를 만난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을 퍼부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본연의 ‘애드리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거의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한테 쏟아졌고, 문재인 대통령은 옆에서 듣기만 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이것은 이른바 북한 핵 문제에서 우리 상황을,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민족끼리 해보자’며 우리 기자들 명단을 거부하다 트럼프 회담이 끝나자마자 명단을 받겠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한반도 운전자’역할은 물론 최소한 체면을 살려주기 보다는 일종의 ‘대미 링크’로 삼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을 꼬드겨 ‘우리가 있잖니? 걱정마’하며 대북제재 끈을 스스로 풀어줬고, 김정은 위원장은 반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라고 칭하며 평화회담 어쩌고 하는 기념주화까지 공개한 백악관, 그러면서 ‘김정은 만나지 않을 수도 있어!’라고 언론 앞에서 터뜨려버린 트럼프, 판문점 선언과 ‘절대 밤잠 설치지 않겠다’는 감언이설, 핫라인 어쩌고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우리 기자 쏙 뺀 풍계리 전략”이라면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쇼는 계속된다. 우리가 구경꾼 노릇만 해야 한다는 이 상황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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