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야유받은 안철수, 계란맞은 박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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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참석한 광주 조선대 토론회서 反安 “사당화하는 安 탈당하라”
親安과 뒤엉켜 몸싸움 아수라장
목포서 열린 김대중마라톤 대회… 安지지자, 朴 얼굴에 날계란 던져

당내 갈등 이어지는 국민의당 10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마라톤대회 개막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오른쪽 사진)가 안철수 대표 지지자인 60대 여성이 던진 계란을 맞았다. 안 대표가 이 행사에서 수행원과
 함께 달리는 모습(왼쪽 사진). 안 대표는 오후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가 계란을 맞은 것을 두고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뉴시스
당내 갈등 이어지는 국민의당 10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마라톤대회 개막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오른쪽 사진)가 안철수 대표 지지자인 60대 여성이 던진 계란을 맞았다. 안 대표가 이 행사에서 수행원과 함께 달리는 모습(왼쪽 사진). 안 대표는 오후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가 계란을 맞은 것을 두고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뉴시스
“사당화로 당을 파괴하는 안철수는 탈당하라.”(반안철수 측 당원)

“호남 맏사위, 안철수 힘내라.”(친안철수 측 당원)

10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참석하는 ‘연대-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 광주 조선대 대강당 건물 앞은 친안철수와 반안철수 측 당원 50여 명이 뒤엉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반안철수 측 당원들은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임시 전당대회 개최하자”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안 대표가 입장하는 길목을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 지지 당원들이 막아서면서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양측 당원들의 물리적 충돌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사분오열된 국민의당의 현주소를 잘 보여 준다. 특히 이날 호남 방문은 안 대표가 통합론을 꺼낸 이후 잡은 첫 호남 일정이어서 더 주목을 끌었다. 2박 3일간의 호남 방문을 앞두고 안 대표는 일정 시작 전날인 8일 밤까지 방문 취소를 심각하게 고심했다.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양도성예금증서(CD) 비자금 의혹 제보자라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호남 민심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안 대표가 호남 일정을 강행한 것은 통합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안 대표는 토론회 기조발언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및 통합 의사를 분명하게 말했다. 안 대표는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제3지대를 키우는 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또 “거대 양당은 제3지대가 커져서 우리가 2등이 돼 자기들이 망하는 것을 제일 두려워한다. 정치는 상대가 두려워하는 그 일을 정확히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바른정당 의원 11명 중에 7명이 수도권 의원이다. 바른정당은 영남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의 낮은 지지율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내부 소란 때문이다. 당 대표 취임 100일이 안 됐는데도 바깥으로 중진들이 이견을 표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안 대표는 “(이번 일정을 통해) 처음으로 현장에서 통합에 대해 결론이 빨리 나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들었다. 의견들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또 박 최고위원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 당에 합류하기 훨씬 이전의 일이고, 당에서는 나름대로 신속하게 조치를 했다. 당의 진로에 장애가 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며 수습에 나섰다.

광주 토론회에 앞서 10일 오전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마라톤’ 대회에서는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한 시민이 던진 날계란을 오른쪽 뺨에 맞았다. 안 대표 지지자인 60대 여성 당원 박모 씨는 박 전 대표를 향해 “박지원이 안철수 양팔을 잘라냈다. 박지원은 물러가라”라고 외치며 날계란을 던졌다. 박 전 대표는 계란을 닦아내면서 “(안 대표가 맞을까 봐) 굉장히 염려했지만 다행히 저한테 던진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고함을 지른다든지, 물리적으로 위협하는 행동들 모두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안철수#박지원#국민의당#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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