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중국해서 항행의 자유 작전때 中전투기, 美정찰기 근접 ‘위협 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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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전투기 2대가 비행 방해… 한 대는 180m 전방까지 접근”
환추시보 “中정찰기-정찰 선박이 10년내 美본토 하늘-바다 훑을것”

미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의 12해리(약 22.2km) 이내 해역을 지나며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일 때 홍콩 남동쪽 바다 상공에서는 중국 전투기가 미 해군 정찰기에 근접 비행을 하며 방해 작전을 벌이는 등 양측이 군사적 대결 양상을 나타냈다.

게리 로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홍콩 남동쪽 240km의 국제공역에서 중국 젠(殲)-10 전투기 2대가 작전 중이던 해군 P-3 오리온 정찰기의 비행을 방해했으며, 한 대는 불과 180m 전방까지 근접했다”고 밝혔다. 로스 대변인은 “중국 조종사들은 안전하지 않고 전문가답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중국군의 작전은 국제법에 따른 것으로 매우 전문적이며 안전하게 이뤄졌다”며 “최근 미국 군함과 군용기가 중국의 영해와 영공에서 수차례 작전을 수행하며 중국의 주권을 침해해 긴장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맞받았다. 군사전문가인 황둥(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미군 정찰기가 홍콩에서 130km 떨어진 광둥(廣東) 성 타이산(台山) 솽촨(上川) 섬에 있는 중국군 잠수함 기지를 관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미 해군 구축함 듀이함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의 인공섬 미스치프 암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12해리 이내 해역을 항해하며 작전을 벌인 바 있다. 항행의 자유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처음이자 7개월 만이다. 이에 중국 해군은 미사일 호위함 ‘류저우(柳州)’호와 ‘루저우(瀘州)’호를 급파해 대응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비행기 간 충돌 위험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1년 4월에는 미국 해군의 EP-3 초계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해 중국 전투기가 바다에 추락하고 조종사 한 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 환추(環球)시보는 28일 “미국이 최근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이며 도발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 들어 중국과 협력 정책을 추구하자 군부와 보수 세력이 이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중국 연안을 정찰하고 있으나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목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10년 내로 중국 정찰기와 정찰 선박이 아태 지역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를 훑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중 간 ‘항행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에서 중국의 인내는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미국#남중국해#중국#정찰#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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