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매치] ‘황금인맥’ 씨엘 vs ‘맨땅헤딩’ 효린…출발부터 다른 美 진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7일 06시 57분


투애니원의 씨엘이 작년 8월 미국에서 데뷔 싱글을 내고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올랐다. 그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왼쪽). 씨스타의 효린이 16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첫 활동을 시작한다. 효린은 국내 활동과 병행하며 국내외 팬덤을 확장한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
투애니원의 씨엘이 작년 8월 미국에서 데뷔 싱글을 내고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올랐다. 그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왼쪽). 씨스타의 효린이 16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첫 활동을 시작한다. 효린은 국내 활동과 병행하며 국내외 팬덤을 확장한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
미국은 세계 최대의 음악시장이다. 하지만 케이팝은 여전히 미국시장에선 비주류 음악이다. 동양인이 미국시장에서 성공하기도 쉽지 않다. 작년 씨엘에 이어 효린이 3월 미국 진출에 나선다. 두 사람의 미국 도전기를 통해 케이팝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아울러 그동안 미국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케이팝 가수들의 과정도 돌아본다.

■ 씨엘
YG엔터 후광으로 비교적 쉽게 미국행
해외활동 올인…세계적 DJ들과 협업

■ 효린
EDM스타 거쳐간 스피닝 레코드와 계약
美 활동하면서 국내무대 병행 ‘멀티전략’


씨스타 효린이 16일 미국 진출의 장도에 나섰다. 효린은 이날 출국해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음악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노래한 후 18일 뉴욕, 19일 LA에서 각각 클럽 공연을 벌이고 이달 말 귀국한다. 현지 레코드사와 계약도 맺었다. 케이팝 걸그룹 출신 멤버로는 씨엘에 이어 두 번째 시도다. 앞서 씨엘은 작년 8월 미국 첫 싱글 ‘리프티드’를 발표하고 빌보드 핫100 차트에 94위로 진입해 2주간 머물렀다.

각각 투애니원과 씨스타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에서 ‘글로벌 디바’로 도약에 나서는 씨엘과 효린. 이들의 비슷한 듯 다른 미국 진출 과정은 케이팝 걸그룹의 모범적인 미래상을 제시한다.

● 금수저 vs 은수저, 해외 인지도부터 다른 출발

씨엘과 효린은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미국 진출에 나섰다. 씨엘은 YG엔터테인먼트라는, 해외에서 알아주는 케이팝의 대표 레이블 출신이라 출발부터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효린은 해외에서는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씨엘에 비하면 소속사 후광이 크지 않다. 결국 씨엘은 해외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효린은 사실상 무명으로 미국시장에 나선다.

씨엘은 미국에서 ‘스타’ 대접을 받았다. 싸이의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스쿠터 브라운이라는 유명한 매니저를 통해 해외 음악계 인사와 교류를 일찌감치 텄다. 미국의 음악계나 유명 패션 행사에도 초청받았다. 팝스타 리한나로부터 구두를 선물 받은 일은 황금인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해외 올인 vs 국내 병행, 다른 활동 방식

씨엘은 미국 진출을 선언한 이후 국내 무대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반면 효린은 국내 활동과 미국 활동을 병행한다.

씨엘의 미국 도전 계획은 2014년 2월 발표한 투애니원 2집 ‘크러쉬’ 활동 이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스쿠터 브라운이 씨엘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고, 국내 활동은 접어두고 현지 데뷔를 위한 작업에 나섰다. 2015년 12월 ‘헬로 비치스’란 해외 프로모션용 싱글을 냈고, 2016 년 8월 미국시장 데뷔를 알리는 싱글 ‘리프티드’를 발표했다. CBS 토크쇼 ‘레이트 레이트 쇼’에도 출연했다. 북미 9개 도시 투어도 했다. 미국시장에 집중하는 사이 국내 활동 공백은 3년째를 맞고 있다.

반면 효린은 씨스타와 솔로 가수를 오가며 국내 활동에 집중했다. 이번 미국 공연 역시 작년 6월 씨스타 미니앨범 ‘몰아애’와 같은 해 11월 솔로앨범 ‘잇츠 미’ 활동을 하면서 준비한 일이다. 효린은 이번 SXSW 참가와 미국 클럽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국내 활동 준비에 들어간다.

● 씨엘은 매니저부터, 효린은 레코드사부터

YG엔터테인먼트는 씨엘의 미국 진출을 위해 매니저부터 구했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스쿠터 브라운과 2014년 10월 손을 잡았다. 데뷔 싱글은 YG가 직접 제작했다. 작년 8월 발표한 미국 데뷔 싱글 ‘리프티드’의 레이블은 ‘YG엔터테인먼트’다. 소속사의 브랜드를 앞세워 현지 데뷔 싱글을 자체 제작, 유통했다.

효린은 2월 현지 데뷔 음반을 위해 EDM(전자댄스음악) 전문인 스피닝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했다. 마틴 게릭스, 하드웰, 티에스토 등 EDM 스타들이 거쳐 간 레코드사다. 효린은 향후 미국 데뷔 음반 제작 일정이 확정되면 스피닝 레코드를 통해 음반을 제작, 유통하고 매니지먼트 팀도 꾸리게 된다.

● 케이팝 스타에서 EDM계 ‘글로벌 디바’로

씨엘과 효린은 EDM 분야에서 나란히 주목받고 있다. 씨엘은 2015년 유명 DJ 겸 프로듀서 디플로의 ‘닥터 페퍼’에 피처링했다. 디플로의 레이블 ‘매드 디센트’의 음악페스티벌 ‘MDBP’ 투어에도 참여했다. 같은 해 미국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 DJ계 슈퍼스타인 스크릴렉스 무대에 올라 무대를 꾸몄다.

효린은 지난해 세계적인 팝그룹 파이스트무브먼트의 음반에 참여하고,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형 EDM축제 ‘울트라 싱가포르 라이브 스테이지’에 섰다. 이후 ‘일렉트로닉 음악의 선구자’로 불리는 조르지오 모로더의 음반에 가창자로 참여했다. 그의 미국 레코드사도 EDM 전문이다.

현재 세계적인 음악 트렌드는 EDM이다. 씨엘은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졌다. 효린은 독보적인 가창력을 자랑한다. 두 사람은 세계적인 DJ들과 협업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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