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전략과 정신력, 수원안방 장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3일 05시 45분


전북현대 이재성(왼쪽 3번째)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원정경기 전반 42분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 이재성(왼쪽 3번째)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원정경기 전반 42분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효율성 높은 세트피스로 수원 제압
서정진의 무모한 반칙, 매너에서도 패배

모든 면에서 압승이었다. 완벽한 내용에 최상의 결과까지 얻었다.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전반 35분 김보경의 페널티킥(PK) 선제 결승골에 이어 7분 뒤 중앙수비수 이재성의 헤딩 추가골로 클래식(1부리그) 개막 2연승을 거뒀다. “아시아 평정이라는 오랜 숙원에 쫓겨 잠시 뒷전이었던 재미와 흥미를 모두 주는 축구를 하겠다”던 전북 최강희 감독의 약속대로 벌써부터 내용과 결과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태세다.

● 전략과 준비의 차이

전북은 모든 면에서 수원을 압도했다. 최강희 감독은 쓰리백으로 효율을 높여온 수원의 패턴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고민도 컸다. 정상적인 포백 전술로도 이길 수 있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은 변칙 카드로 염두에 뒀던 쓰리백. 예상대로 수원도 쓰리백으로 나섰다. 그러나 차이가 있었다. 전북은 공격적이었던 반면 수원은 안정이 먼저였다.

전북은 마치 홈팀처럼 수원을 괴롭혔다. 상대가 거의 슛을 못할 정도로 꽁꽁 묶으면서 점유율을 높였다. 수원은 다급하기만 할 뿐 효율적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전북은 전반 종료를 앞두고 왼쪽 날개 김진수가 얻어낸 프리킥을 이재성이 추가골로 연결해 2-0으로 달아나며 우위를 확실히 했다. 실전 위주의 팀 훈련에서 전북이 자주 진행하는 세트피스 공격에 ‘세트피스에 강한’ 수원은 희생양이 됐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철저하게 대비했다. 수원의 강점을 무력화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 자세와 정신의 차이

전북은 약체에도 강하지만, 강팀에는 더 강하다. 벤치의 전략, 준비와는 별개로 선수단 차원의 정신무장도 단단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북은 최강희 감독 체제가 출범한 2005년부터 수원에 13승11무4패(K리그)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의 취임 이후에도 7승3무3패로 우세했다. “수원은 무조건 잡는다”는 최 감독의 의지대로 전북 선수들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왔다.

반면 극심한 ‘전북 트라우마’에 시달려온 수원은 모든 것이 부족했다. 자세도 프로답지 못했다. 특히 후반 중반 전북 이승기의 무릎을 높은 발로 가격한 서정진의 반칙은 명백한 사후징계감이다. 동업자정신을 망각한 행동으로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손목에 수원 구단 엠블럼까지 새겨가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해온 곽희주가 공식적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날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 결과와 내용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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