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그려보세요” 일상이 작품이 되는 미술 교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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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스며든 문화예술교육 <中>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프로그램 중 ‘ㅇㅅㅇ사진과-엽서를 보내다’에 참석한 아이들이 무릎을 곧추세운 채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프로그램 중 ‘ㅇㅅㅇ사진과-엽서를 보내다’에 참석한 아이들이 무릎을 곧추세운 채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최예지 씨는 제주도에서 인물 풍경 등을 담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최근 자신의 작업 말고 열정을 쏟는 일이 또 하나 있다. 제주커피박물관 바움에서 ‘우리는 모두 일상 예술가’라는 주제로 초등학생들과 함께하는 드로잉 작업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어떤 것’을 그리라고 하지 않고 그냥 일상 속에 보이는 돌담 바다 숲 오름 등 제주의 풍경과 일상을 생각나는 대로 그리도록 했다. 최 씨는 “무엇을 그려도 괜찮다고 격려하자 아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며 “틀에 얽매이지 않은 아이들의 그림이 서투르긴 해도 예술적 감성을 듬뿍 담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와 아이들의 즐겁고 의미 있는 만남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가의 지도로 어린이들이 결과물에 집착하지 않고 재미있고 엉뚱한 상상을 그림 사진 설치미술 목공 등으로 드러내도록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어린이는 무엇을 믿는가’는 올해 제주 외에 서울과 충북, 전북, 경남에서도 진행됐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꼬마 작곡가’도 음악을 배운 적이 없고 악기를 다루지 못해도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했다. 미국 뉴욕 필하모닉과 협력해 구성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작곡을 하며 음악을 친숙하게 받아들인다. 실제 지난해 꼬마 작곡가에 참가한 원태현 군은 6월 초 직접 작곡한 곡을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뜻깊은 경험을 하기도 했다.

 진흥원은 문화소외 지역에서 전교생이 400명 이하인 학교를 대상으로 ‘예술꽃 씨앗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학생 한 명이 하나의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 4년간 합창 오케스트라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예술교육을 추진하는 것이다.

 진흥원 측은 “예술가와의 교류를 통해 모든 사람이 문화예술과 가까워지고 능동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왔다”며 “예술가도 이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받아 서로 윈윈 하는 관계가 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삶에 스며든 문화예술교육#최예지#꿈다락 토요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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