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록은 젊음을 주는 음악… 무대에 서면 20대 때랑 같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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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산 이어 27일 서울 공연… 美 4인조 록 밴드 ‘익스트림’

《 세계인의 가슴을 울린 통기타 발라드 ‘More Than Words’(1990년)의 주인공, 미국 록 밴드 익스트림을 24일 만났다. 멤버들은 “내년 봄 9년 만의 새 정규앨범을 낸다”며 “1990년대 전성기는 꿈만 같았지만 우린 예전보다 더 잘 연주하고 노래하며 더 행복하다”고 했다. 》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백로의 바에서 만난 미국 밴드 익스트림. 왼쪽부터 팻 배저(베이스), 게리 셔론(보컬), 누노 베튼코트(기타), 케빈 피게이레두(드럼). 셔론과 베튼코트는 “내년 봄 낼 신작은 화려한 기타 솔로, 아름다운 하모니가 가득한 ‘바로 그 익스트림’ 스타일”이라고 했다. 부산=임희윤 기자 imi@donga.com
2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백로의 바에서 만난 미국 밴드 익스트림. 왼쪽부터 팻 배저(베이스), 게리 셔론(보컬), 누노 베튼코트(기타), 케빈 피게이레두(드럼). 셔론과 베튼코트는 “내년 봄 낼 신작은 화려한 기타 솔로, 아름다운 하모니가 가득한 ‘바로 그 익스트림’ 스타일”이라고 했다. 부산=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감미로운 발라드로 이름났지만 익스트림의 주특기는 펑키한 헤비메탈 사운드다. 기타리스트 누노 베튼코트의 초절기교 속주가 전매특허.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1990년대 중반 과자 광고에서 배우 이정재가 기타 연주 시늉을 하는 장면에 익스트림의 노래(‘Suzi’)가 쓰일 정도로. 하지만 익스트림은 ‘More Than Words’가 담긴 2집 ‘Pornograffitti’(1990년) 이듬해 너바나의 ‘Nevermind’(1991년)가 촉발한 그런지(grunge) 음악 열풍에 직격탄을 맞았다. 60인조 관현악단과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협연하는 등 3집 ‘III Sides to Every Story’(1992년)에 역량을 쏟아부었지만 ‘헤비메탈은 이제 옛것’이라 주장하는 변덕스러운 외면을 받은 것이다. 이쯤 되면 억울하지 않을까.

 베튼코트의 입담은 기타 연주만큼 빠르며 냉소적이고 반항적이었다. ‘f***ing’ 같은 비속어도 곧잘 섞었다. “너바나, 스톤 템플 파일러츠 같은 (그런지) 밴드 좋아해요. 장르명만 새것으로 붙었을 뿐 옛날 로큰롤과 통하는 ‘빌어먹을’ 정도로 훌륭한 음악을 했거든요.”(베튼코트) “헤비메탈 쪽에 형편없는 팀들도 많았어요. 자연스레 변화의 시기가 왔던 거죠.”(보컬 게리 셔론)

 4집 ‘Waiting for the Punchline’(1995년) 발매 후 익스트림은 해체됐다. 셔론은 밴드 밴 헤일런의 보컬로, 베튼코트는 솔로로 활동하다 2007년 공식 재결합했다. 작년, 재작년엔 ‘Pornograffitti’ 발매 25주년을 기념한 2집 전곡 연주 월드투어를 벌이고 최근 실황 앨범도 냈다. 다른 이들보다 열 살쯤 어린 막내 드러머 케빈 피게이레두는 2007년 합류했다. “2집 나올 때쯤 전 중학생이었어요. ‘Pornograffitti’ ‘Hole Hearted’는 연주가 좀 까다로웠지만 (형들과) 명곡들을 함께 하는 기분이 대단했죠.”(피게이레두) “(드럼이 안 나오는) ‘More Than Words’가 젤 어렵지 않았어? 크핫.”(베튼코트)

 누노는 ‘More Than Words’를 셔론의 집 현관에 걸터앉아서, ‘Hole Hearted’를 화장실에 앉아서 5분 만에 작곡했다고 했다. “거의 모든 노래를 그런 식으로 썼죠. 50곡쯤 만든 뒤 앨범 내 배치를 고민했어요.”

 25일 밤 첫 부산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이들은 27일 오후 8시 서울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두 번째 공연을 연다. 02-6925-1818

 멤버의 절반은 어느덧 50대다. 늙어 가는 로커. 어떤 느낌일까. “무대 위에서 느낌은 20대 때랑 같아요. 록은 젊음을 주는 음악이잖아요.”(배저) “괴상한 질문, 지금은 하지 마요. 에어로스미스, (롤링) 스톤스가 은퇴하면 다시 물어보라고요.”(셔론) “‘More Than Words’(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줄게요). 하하.”(베튼코트)

부산=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익스트림#공연#락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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