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후 속초-원산-러-日 크루즈… 동북아노선, 세계 빅3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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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사업 선도 롯데관광 백현 대표

집무실 창가에는 크루즈 선박 모형이 여럿 전시돼 있었다. 이 모형들은 국내에서 크루즈 관광이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롯데관광 백현 대표(53·사진)의 보물들이다.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롯데관광에서 백 대표와 마주 앉았다. 그가 크루즈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7년.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방문했을 때였다. “산토리니는 제주도의 2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크루즈 덕에 늘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였고 섬 주민의 소득도 본토보다 높았습니다.”

백 대표는 삼면이 바다에 접해 있고 중국 일본 등 큰 나라와 인접한 한국은 크루즈 여행 사업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백 대표 주도로 롯데관광은 2010년 코스타클라시카 크루즈선(5만2900t)을 빌려 중국 상하이, 부산, 일본의 나가사키, 오사카 등을 방문하는 10박 11일짜리 동아시아 크루즈 상품을 내놨다. 백 대표는 “패키지 여행을 위해 크루즈 선박을 전세 낸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시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크루즈 관광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크루즈선을 타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6만 명이었지만 2014년에는 87만 명으로 급증했다. 세계적으로 크루즈 관광객 수는 연평균 5.1%씩 늘고 있고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연평균 9.1%씩 성장하고 있다. 백 대표의 선견지명이 적중한 것이다.

백 대표는 크루즈 선박 입항 인프라의 확충을 정부 당국에 역설해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2017년 제주도에는 15만 t급 두 척이 동시에 들어올 수 있는 강정항이 완성되고, 2019년 인천 송도에도 새 국제여객선 부두(15만 t급)가 완공된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롯데관광은 지난달 7일 한국표준협회에서 선정해 수여하는 한국서비스대상의 여행서비스 부문에서 종합대상을 받았다.

백 대표가 꿈꾸는 미래의 한국 크루즈 관광은 어떤 모습일까. “통일 후 속초, 원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의 홋카이도와 아오모리, 부산, 제주를 연결하는 ‘동북아시아 노선’을 만들고 싶습니다. 중남미의 카리브 해, 유럽의 지중해와 더불어 세계 3대 크루즈 노선이 될 동북아시아 노선의 중심지가 한국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크루즈#동북아#롯데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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